[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정유정 사건과 비슷하다며 “또래 남성에 대한 상상할 수 없는 개인적 분노가 트리거가 돼서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모 씨가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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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 위원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순간에도 살인의 고의를 놓치지 않는 모습이 범행 현장에서 보였기 때문에 20~30대 남성에 대한 상상할 수 없는 개인적인 분노가 분명히 있는 사건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분노였다면 남대문 등 보물을 태우거나 사회적으로 사랑받는 사람을 공격하지 이렇게 특정 개인을 공격하지 않는다”며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분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승 위원은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가 정유정과 비슷한 이유로 “또래에 대한 개인적 분노가 쌓여 있었던 것”이라며 “(조금 더 조사해야겠지만)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 분노, 시기, 질투가 만든 범죄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정유정도 완벽하게 범죄를 준비한 뒤 흉기로 과잉 살상을 한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과잉 살상이다. 목적 지향적으로 준비했고 (범행) 마지막 순간 피해자가 사망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공격까지 했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승 위원은 이 사건 피의자가 범행 이후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유정과 비슷한 또 다른 이유라고 전했다. 그는 “온몸에 피가 있음에도 ‘내가 이런 행동을 했다’고 경찰에 순순히 잡히는 모습과 취재진에게 너무나 또박또박 이야기하고 오히려 국민에게 자신이 억울한 점을 한숨까지 쉬면서 말한 점” 등을 언급했다.
또 “처음에 펜타닐 이야기를 했던 이유는 ‘내가 이런 걸 했으니까 나 좀 봐 달라. 내 정신이 아니었어’라는 핑계일 수 있다”며 “자신이 무엇을 했을 때 어떻게 형량을 줄일 수 있는지, 국민에게 동정심을 유발할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승 위원은 “소위 말하는 ‘묻지마 범죄’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그 동기를 못 찾은 것”이라면서도 “(사건, 피의자 간) 공통성을 찾아내면 사회적으로 어떻게 지원하고 이 사람들을 찾아낼지 알 수 있다. 국가가 이런 영역에 있는 젊은 청년들에 대해 적극적인 관리, 정보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지난 21일 오후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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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흉기 난동 피의자인 조모(33)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께 서울 지하철 신림역 인근에서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23일 구속됐다. 조씨의 범행으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태에 빠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 한 명은 생명이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며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