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속 비트코인 거래, 해외가 유리?…“신규 투자자는 의미 無”

원·달러 환율 '천정부지', 4거래일 연속 1450원대
가상자산 투심도 위축, 국내외 거래소 선택 고민도
"기존 해외거래소 이용자만 유리, 신규는 의미없어"
  • 등록 2024-12-25 오후 4:28:02

    수정 2024-12-25 오후 7:10:37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1450원대를 넘어서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큰 변동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와 해외 거래소 중 어느 곳이 더 유리한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 투자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고환율 시대에는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가 더 유리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기존에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던 투자자들을 제외한 신규 투자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25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3시 4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09% 하락한 9만765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9시 10분(9만8499달러)과 비교하면 0.44% 하락한 수치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하와 함께 수정 경제 전망을 발표한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시장 예상대로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이뤄졌지만, 내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축소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또한, 내년 말 기준 금리(중간값)는 기존 전망치인 3.4%보다 0.5% 높은 3.9%로 제시되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였던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 및 자산화에 대해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준의 이 같은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 또한 급등했다. 2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날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전 거래일 종가(1452.15원)보다 4.25원 상승한 1456.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난 19일부터 4거래일 연속 1450원대에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넘은 것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다.

고환율 상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전의 ‘불장’ 조짐에 힘입어, 지난달 기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는 약 1560만 명에 달하며, 일평균 거래대금도 15조 원 수준에 육박했다. 그러나 연준의 악재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업비트 디지털 자산 지수(UBCI)에 따르면, 국내 투자심리는 60.43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67.39점과 비교해 약 6.45점 하락하며, 중립에 가까워진 수치다. 이 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인 탐욕을, 0에 가까울수록 공포감을 나타낸다.

고환율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국내와 해외 거래소 중 어느 곳이 더 유리할지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만약 미국에 학비를 보내는 등 달러 지출이 있다면,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가격 괴리 위험이 적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며, “반면, 지출이 국내로 한정돼 있다면 불필요하게 환율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가 없으므로 국내 원화 거래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크립토 댄 크립토퀀트 기고자는 “고환율 상황에서는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가 더 유리하다. 거래 후 현금화를 위해 국내 거래소로 가상자산을 전송할 경우, 일반적으로 달러와 연동된 USDT를 사용하므로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만, 해외 거래소를 새롭게 이용하는 신규 투자자는 예외”라며, “이전에 이미 자금을 입금하고 거래하던 기존 투자자들을 제외하면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내년 상반기 가상자산 시장 상승에 대한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크립토 댄 기고자는 “연준의 발표는 금리 인하 속도를 늦췄다는 것에 불과하며, 2025년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포함된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며, “최근 연준의 매파적 발언은 강한 상승 이후 단기 조정의 재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가상자산 상승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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