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체포”vs“탄핵 무효”…차분한 분위기 속 열린 탄핵 찬반집회

‘모자엔 근조리본’…제주항공 참사에 추모
세월호 유가족 “안전 위해 탄핵봉 들어야”
보수단체 “부정선거로 계엄…의로운 행위”
  • 등록 2025-01-04 오후 4:57:53

    수정 2025-01-04 오후 4:57:53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주장하는 집회와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새해 첫 주말집회가 열렸다. 이날 열린 집회는 지난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첫 집회로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개최한 5차 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제주항공 참사 추모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은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5차 범시민대행진’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명복을 빌었다. 그간 신나는 케이팝 음악과 화려한 응원봉이 있었던 집회 현장은 차분한 민중가요와 추모 리본이 붙은 응원봉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집회 현장 곳곳에는 제주항공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추모의벽’이 세워지기도 했다.

이들은 본격적 집회 전 대규모 묵념을 통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모자에 검정 근조리본을 단 강솔지(34)씨는 “제주항공 참사 이후 마음이 좋지 않아 이렇게 근조 리본을 달고 나왔다”며 “매주 집회에 왔었는데 오늘은 참사 이후 첫 집회라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김종기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촛불과 횃불로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렸지만 새누리당은 국민의힘으로 바뀌고 박근혜에서 윤석열로 바뀌었다”며 “이태원 참사로 159명의 젊은이들이 희생됐고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안타까운 소중한 생명이 또 희생됐다. 그럼에도 윤석열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생명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꺼지지 않는 빛, 탄핵봉을 들어야 한다”며 “지금은 비롯 춥고 힘들지만 그래야 머지 않는 따뜻한 봄날에 우리가 원하는 생명과 안전이 지켜지는 나라,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탄핵을 마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무위로 돌아간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도 있었다.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인 이호림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검찰총장 경력을 발판으로 대통령이 된 자가 경호처를 방패막이 삼아 관저에 숨어 적법한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되고 즉각 체포, 구속돼야 우리는 일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주사파 척결, 자유민주주의 수호’ 국민혁명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에서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의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전날 공조본의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한 것을 ‘보수세력의 승리’로 정의했다. 전광훈 목사는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한남동 관저로 진격해 윤 대통령을 체포하려 했지만 결국 우리 때문에 좌절됐다”며 “헌법이 최고이지만 국민의 저항권이 최고의 권위”라며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12·3 비상계엄은 부정선거를 수사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였다고 주장했다. 민 전 의원은 “지금 각급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들은 모두 판사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도 서명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고심 끝에 나온 것이 계엄이다. 그 의로운 행위를 내란이라고 하면서 탄핵이라고 말한다. 부정선거는 사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를 마친 보수단체는 대통령 관저가 있는 한남동으로 이동해 공조본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규탄하는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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