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자동차 부품기업
HL만도(204320)가 중국의 부품사와 합작사를 설립해 현지 생산·판매 강화에 나선다. 10여년 전 중국 최대 민영자동차 기업인 지리(Geely·길리)와 합작사를 설립해 운영한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 중국 합작법인이다. HL만도는 이번 합작사를 통해 중국 내 친환경 전동화 부품 시장 공략을 강화할 전략이다.
| HL만도 CI. (사진=HL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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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자동차 부품 생산 업체 ‘텐륜 테크놀로지’(Tianrun Industrial Technology·TIT)는 중국 산둥성 내에 HL만도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하고, 이와 관련한 이사회 결의안을 지난 20일 공시했다.
신설 법인명은 ‘텐륜만도’(Tianrun Mando Automobile Technology)로 합작사 자본금 1억위안(약 179억원) 중 HL만도가 투입할 금액은 4000만위안(약 72억원)이다. 지분은 TIT가 60%, HL만도가 40%를 각각 가진다.
이번 합작사는 중국 현지 브랜드의 친환경 미래차 부품 수요까지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다. 단일 국가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미래차 수요가 높다. 중국자동차협회(CPC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내 전기차·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전동화 부품 수요 역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신설 합작법인은 이 같은 수요를 정조준한다. 합작사는 상용차의 전동 조향(자동차 앞바퀴 회전축을 바꾸는 장치)을 중점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전동 조향 장치는 기존 기계식 조향장치와 비교해 연료 소모량을 줄이고, 조향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어 시장 성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합작사는 전동 조향시스템을 기반으로 다른 부품 설계 및 개발까지 점차 사업 확장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HL만도는 합작법인에 일부 기술 허가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래선 확장에 나선다. 전동조향장치(EPS), 전동 파워 스티어링(R-EPS) 등을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공급해 온 첨단 전동화 부품 경쟁력을 발휘하는 셈이다.
앞서 HL만도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부품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 지난 2011년 중국 최대 민영자동차 기업인 지리(Geely·길리)자동차와 합작사 ‘만도닝보’(Mando Ningbo China)를 설립해 현지 완성차 브랜드와 접점을 크게 넓힌 것이 유효했다. 여기서 생산한 제동(브레이크)·현가(서스펜션) 부품은 중국에 생산거점을 둔 우리 기업과 해외 완성차 업체 OEM 공장에 납품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아예 중국 법인을 흡수합병해 현지 사업을 직접 운영하고, 자율주행 자회사 HL클레무브도 현지에 연구소를 열었다.
이를 통해 HL만도는 지난해 중국 매출 1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한국 (3조4851억원) 다음으로 실적이 높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 2020년 22.12%에서 지난해 27.76%까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안팎에서는 HL만도가 올해 중국에서만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상대로 달성한다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증권가는 당장 올해 2분기 HL만도가 중국에서 4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원자잿값 인하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온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L만도는 중국 시장에서 2021~2022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액 증가를 나타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원가 부담 감소가 예상돼 4% 수준의 영업이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