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9시 등교제를 실시 중인 경기도 교육청이 ‘방학분산제’를 추진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 연간 2회로 실시되는 방학을 학사 효율성을 고려해 4차례로 쪼개 쉰다는 내용인데 검토 단계부터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도교육청은 14일 “미래형 학력 신장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의 발전적 측면에서 ‘4번의 짧은 방학을 실시하는 방학 분산제 자율 운영’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학분산제는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의 선거 공약이기도 하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율학교를 제외한 전국의 초·중·고교는 학사일정을 연간 두 학기로 나눠 운영해야 한다. 수업일수는 ‘190일 이상’(주 5일 수업 전면실시 경우)을 기준으로 학교장이 정할 수 있다. 이처럼 학기제를 유지하고 수업일수만 채운다면 ‘방학분산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게 없는 것이다.
교육청은 오히려 방학분산제가 학습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학기말 고사 후 방학 전까지의 기간, 2월 학사일정처럼 느슨한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산 광덕고, 성남 보평초 등 도내 혁신학교는 이런 효율성 때문에 이미 방학분산제를 도입·운영 중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내놓은 ‘방학분산제 실시 적합성 분석 연구’보고서에서는 학생의 78.9%가 방학분산제 도입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9시 등교 시행 때처럼 맞벌이 가정의 보육 문제, 형제자매 간 학사(방학)일정 불일치에 따른 부작용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교사들의 연수가 여름·겨울 방학을 이용해 운영된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는 방학분산제 도입에 대한 의견수렴 단계”라며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