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현동기자] 증권전산이 전일(27일) 발생했던 BASE21 프로그램의 시세정보 지연 및 주문체결 장애의 원인을 자체 통신장비 오작동으로 밝힘에 따라 배상책임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오작동은 통신장비 장애 문제"
28일 증권전산 네트워크팀 관계자는 "전일 사고발생 당시에는 웜바이러스에 의한 공격이 일부 감지돼 바이러스에 의해 네트워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렇지만 장 마감후 확인 결과 통신장비내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동남 백업시스템사업팀/네트워크사업팀 본부장은 "인터넷 대란이 발생했던 상황에서 바이러스에 의한 공격의 징후가 보였고 마침 오전 9시50분에 네트워크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웜바이러스일 것이라고 너무 쉽게 단정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그렇지만 장이 끝나고 나서 분석을 해보니까 바이러스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컴퓨터 사고의 특성상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아직 완전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증권전산측은 이날 정보통신부가 "전날 증권전산의 전산장애는 웜바이러스와 관련이 없다"고 공식발표를 한 뒤에도 장애의 원인에 대해 뚜렷한 해명을 하지 않은 만큼 전일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인 양 발표했는지 의혹을 사고 있다.
즉, 전일 사고발생 후 3시간이 지난 오후 1시 직후 증권전산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웜바이러스에 의해 대량의 트래픽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5분여 동안 시세정보 지연과 매매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전일 신헌찬 증권전산 경영지원본부장은 "대량의 트래픽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세 전달이 지연되고 일부에서는 주문을 내지 못했다"면서 "웜 바이러스로 추정되는 트렌젝션에 의해 벌어진 사태인 만큼 언제든지 추가로 바이러스가 침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증권전산측이 배상문제를 피해가기 위해 "웜바이러스" 문제를 들고 나온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증권전산은 전일 웜바이러스에 의한 네트워크 장애는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된 증권사 단말에서 발생한 대량의 트래픽에 의한 것"으로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된 증권사에 대해 보안체계 적용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증권사 자체적으로 보안시스템을 강화해야만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음을 강하게 지적했다.
그렇지만 문제의 원인이 증권전산 자체 통신장비의 오작동에 의한 것이라면 책임문제는 물론이고 전일 매매기회를 상실한 투자자들로부터의 손해배상 문제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전일 증권전산의 BASE21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국내 36개 증권사들이 오전 9시50분부터 약 5분동안 시세관련 데이터 제공은 물론이고 주문을 체결하는데 심각한 장해를 입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