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 양해해달라”…서이초 분향소, 사흘 만에 운영 중단했다

  • 등록 2023-07-23 오후 4:52:43

    수정 2023-07-23 오후 4:52:51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새내기 교사가 강남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교사 및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으나 학교 측은 교내에 마련된 추모 공간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23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정문에 추모객들이 교사 A씨를 추모하며 쓴 메시지가 붙어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 서울시교육청은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한 장소였던 서이초가 추모 공간이 되어야 마땅하나 방학 중 방과후교실, 돌봄교실 등의 교육 활동으로 서이초 분향소는 이날까지 운영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양해해달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럼에도 계속 이어지는 추모의 마음은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분향소로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서이초 담임교사였던 20대 A교사는 학교 내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학부모의 갑질 등 A교사의 사망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으며 서이초에 마련된 분향소 및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는 분향소가 마련돼 A교사를 추모하려는 이들이 찾아오고 있다.

교내에서는 추모가 멈춰졌지만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분향소는 28일까지 운영을 이어간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오후 8시까지는 자율로 운영된다.

시교육청은 언론에 “무더위와 궂은 날씨 속에서도 고인에 대한 많은 시민과 동료교사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며 “고인이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함께 해주시는 시민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사진=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한편 사건 이후 지난 2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 및 학생 폭언·폭행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 및 법 제정 청원’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한두 명의 불편함에서 촉발된 과도한 민원이 여과 없이 일선 교사에게 바로 꽂히고 그 학부모의 비위를 맞추느라 교사는 정상적인 업무를 못 한다”며 “(교사는)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걸 걱정해야 하는 파리목숨”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부모 기분상해죄’로 불릴 만큼 학부모 또는 학생의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교사가 수없이 고소당하고 있으며, 그런 고소를 당했을 때 그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의 학교와 교사에 대한 과도한 요구와 자녀교육 관련 민원을 차단하고, 문제학생과 학부모를 강제분리 또는 격리하는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교사가 정상적인 수업, 정당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청원은 이틀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달성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심사에서 채택될 경우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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