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우리나라 국민연금 가입 대상자인 18~59세 인구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국민연금이 사각지대를 없애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초노령연금제도를 ‘기초연금화’ 하는 등의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원섭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복지 사각지대 현황과 해결방안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 사각지대와 해소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대상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18~59세 인구는 2011년 12월 현재 총 3279만3000명이지만, 이 가운데 국민연금에 가입된 실질가입자는 1593만7000명에 그쳐 가입률은 48.6%에 불과하다. 비경제활동인구 1061만1000명를 비롯해 ▲납부 예외자 490만명 ▲경제활동인구 비적용자 82만8000명 ▲미납자 51만7000명 등이 국민연금에 가입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은 총 1658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51.4%를 차지하고 있다.
김 교수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각각 106.0%, 108.5%, 106.5% 등으로 경제활동인구보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더 많았고, 독일과 캐나다도 각각 84%, 91.9%의 높은 가입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역가입자에 대한 소득 파악이 힘들고,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가입률이 떨어진다”며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에 따른 가입 기피 현상도 가입률이 낮은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감소 추세가 지나치게 느리게 진행되고 있어 문제”라며 “현재 가입자계층 중 상당수가 무연금 내지 저연금자, 나아가 노후빈곤계층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2050년쯤 무연금자 기준으로 우리나라 연금사각지대는 50%에 달하고, 저연금자 기준으로는 75%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구조적 개편방안을 통해 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국민연금의 재정안정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단기적 대책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국민의 복지향상, 현세대 노인의 빈곤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 구조적 개편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