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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1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암과 엔비디아는 지난 몇 주 동안 매각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이르면 다음주 초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현재 현금과 주식으로 인수 자금을 치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각 대금은 400억달러(한화 약 47조 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암은 영국의 GPU 설계·제조업체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모바일 중앙처리장치(AP)를 디자인하는 회사다. 현재 전 세계에 보급된 대부분의 스마트폰 AP를 사실상 독점 설계하고 있다. 또 GPU 칩 부문에선 업계 선두권에 위치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암 매각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투자실패를 만회하고 재무상태를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다. 소프트뱅크는 그간 우버·위워크·오요 등 공유경제 관련 기업들에 집중 투자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격탄을 맞으면서 대규모 손실을 봤다. 90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한 위워크의 경우 상장에 실패하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현재 기업가치는 3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평가손실은 그대로 소프트뱅크의 실적에 반영됐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자사주 매입을 위해 410억달러(약 48조 6700억원) 규모의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보유하고 있던 210억달러(약 25조원) 규모의 T모바일 주식을 도이체텔레콤에 매각하기로 했고, 가장 성공적인 투자로 꼽히는 중국 알리바바 주식도 처분했다. 지난달 말엔 이동통신 자회사인 소프트뱅크의 주식 10억주, 약 140억달러(약 16조 6000억원)어치를 팔겠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은 올해 벌어진 인수·합병(M&A)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반도체 기업 M&A 중에서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애플, 테슬라 등과 같은 기술주에 40억달러(약 4조 7000억원)를 투자해 최근 주가 하락에 따른 위험 손실에 노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험 손실 노출 규모는 약 500억달러(약 59조 4000억원)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