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투자체질? 돈의 투자체질?

  • 등록 2003-11-14 오전 10:47:48

    수정 2003-11-14 오전 10:47:48

[edaily] IMF 이전 투신사는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은행으로 인식되었습니다. 가장 많이 팔리던 채권형 펀드는 장부가 평가(매입시의 조건으로 평가하는 방식)에다 은행 등이 보증하는 보증채권에만 투자하니 만기 때 10% 정도 수익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어김없이 지켜졌고, 은행 정기 예금금리 보다는 적어도 3% 정도는 늘 높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대우채 파동 이후 채권 평가 방식이 시가평가제(매일 매일 현재 시점의 가치로 평가)로 변경되면서 주식은 물론 채권투자도 투자에 대한 책임은 고객에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펀드 투자에 있어 부각된 것이 소위"투자자의 투자성향, 투자체질"입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이 투자자 본인한테 돌아가니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체질에 맞춰 투자해야 후회도 없고 자신에게 꼭 맞는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가정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희 회사 뿐만 아니라 많은 금융기관들이 투자에 앞서 투자성향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갖추어 놓고 이를 토대로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 주고 있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투자성향이 “위험은 절대 싫다, 그런데 수익은 높아야 한다”는 아주 상반된 결과라는 것이지요. 피부미용 제품은 지성과 건성을 모두 치유하는 복합 제품들이 있지만 아쉽게도 투자상품에는 리스크와 수익을 함께 대응하는 상품이 없답니다. 높은 수익을 원하면 그에 따른 리스크도 감수해야 하는데 좋은 것만 취하고 싶은 생각은 투자체질 진단에 따른 투자 포트폴리오 제안을 어렵게 해 상담직원들을 곤혹스럽게 한답니다. 어떤 한국인이 미국 자산운용사에 가 투자성향 측정서에 위험은 절대 지기 싫다, 높은 수익만을 원한다고 표시했더니 “아예 펀드 투자를 하지 말라”고 했다더군요. 그러나 위험을 지기 싫다는 투자체질 때문에 아예 좋은 투자수단인 펀드투자는 멀리해야 할까요? 이기심 있는 나의 투자체질 보다는 투자하려는 돈의 투자체질, 성향에 맞추어 보면 어떨까요 이 돈 요사이 주가가 오르는데 전문적 지식은 없고 어떻게 주식투자로 수익을 좀 내볼까 한다면 주식형 펀드를 선택하고, 아파트 잔금 치룰 것이니 2개월 동안 은행 보통예금 보다 좀 높은 이자를 찾는다면 “MMF”를 선택하는 식의 돈의 체질에 맞춰 투자를 하는 것이지요. 다만 돈의 체질에 맞추되 자신이 허용할 수 있는 리스크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 라인은 좀 있어야 하겠지만… 그리고 실제 투자 위험이라는 것은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대응한다면 그다지 위험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 처음부터 체질이 부동산 체질은 아니었을 거구요, 부동산에 투자하면 큰 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만일 당장 수익이 안되면 10년이고 보유하면 되지 하는 리스크에 대한 이해와 여유를 가지고 접근했기에 좋은 결과를 가졌을 것입니다. 펀드 투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금리는 오를 수 있는 위험도 있지만 떨어질 호재도 있구요, 주가는 오를 것 같은 전망이 압도적이어도 갑작스런 악재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익과 리스크의 양면성에 대한 이해만 충분하다면 투자와 인출 시기의 적정한 조절을 통해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연말 보너스 투자계획 세우셨어요? 돈의 투자체질에 맞추는 펀드 투자 한번 시작해 보세요.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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