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와 걷던 母 주먹으로 ‘퍽퍽’…“심신미약” 주장, 법원은

  • 등록 2023-05-21 오후 11:48:18

    수정 2023-05-21 오후 11:48:18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두 아이와 함께 길을 걷던 40대 여성에 ‘묻지마 폭행’을 가한 30대 남성이 ‘심신미약’을 주장한 가운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뉴시스)
2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김유미 판사)은 상해 및 공용물건손상 혐의를 받고 있는 A씨(30)에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알코올치료강의 수강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13일 서울 은평구의 한 길에서 술에 취해 두 아이를 데리고 걸어가던 B씨를 쫓아가 주먹과 발로 머리를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된 A씨는 파출소에서도 난동을 부리며 물건을 부순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범행 직후 목격자를 위협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서 A씨는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술을 마시고 범행을 기억못한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도 주취로 인해 사후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상해가 경미하지 않고, 어린 자녀들이 함께 있는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러 정신적으로 큰 충격과 고통을 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형사책임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1310만원을 지급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피해자가 선처를 탄원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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