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서 창업에 성공하는 열쇠는 `맞춤형 현지화`

피부관리 퓨전해산물전문점 인기
현지인 활용해 진입장벽 돌파해야
  • 등록 2007-04-16 오후 1:46:11

    수정 2007-05-16 오후 5:18:02

[이데일리 주순구기자] 프랜차이즈 본사의 지방 공략이 가속화하고 있다. 수도권 출점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지방 공략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것.

부산과 경남 지역은 상권 규모가 크고 수요층이 풍부해 많은 브랜드가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곳이다. 원할머니보쌈, 놀부, 이바돔 감자탕 등 이 지역의 성장 가능성을 본 대형 브랜드가 이미 진출했지만, 현지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인지 지역 프랜차이즈나 오래된 독립점포 사이에서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부산·경남지역 프랜차이즈 시장의 최근 동향을 살펴본다.

피부관리, 퓨전 해산물 전문점 인기

현재 부산·경남 지역은 여성 관련 창업이 강세다. 피부관리, 교육 쪽이 롱런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부산지역 컨설팅을 하고 있는 대한창업연구소 고진용 이사는 “부산은 지리적 특성상 바닷바람이 세다보니 피부미용 관련 시장이 넓다”고 말했다.

피부관리전문점은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창업이 가능해 그간 소규모 자영업 위주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기술력과 분위기, 가격 경쟁력을 갖춘 프랜차이즈가 속속 진출하면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지난해부터 피부미용 관련 산업이 주춤하고 있지만, 전통적 수요가 있는 부산 경남지역에서는 오히려 프랜차이즈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현재는 '얼짱몸짱'과 '이지은 레드클럽'을 포함한 10여개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는 상황.

고 이사는 “현재 일부 브랜드에서 기계나 인테리어 판매에 중점을 두고 가맹점을 개설하고 있다"며 "개설 조건에 융통성을 둬 초기 개설 속도는 높였지만, 향후 가맹점 관리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식업쪽에서는 ‘퓨전 해물’쪽이 인기다. 주변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정통 횟집이나 찜, 탕 전문점보다는 퓨전화한 메뉴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전국적인 해산물 트렌드와 맞물려 있지만, 수도권 지역에서 인기를 얻은 대형 해산물 뷔페와 달리 꼬치, 튀김, 퓨전 요리를 중심으로 하는 피쉬앤그릴풍 중소형 선술집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지인 활용해 진입 장벽 낮춰야

부산은 대도시지만 지역 사회 성격이 강하다. 경계심이 높고 폐쇄성이 강해 타 지역 브랜드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곳이다. 지역 프랜차이즈는 거부감 없이 쉽게 정착하지만, 타 지역 브랜드는 진출 후 자리 잡기까지 3~5년 정도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처음 진출해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영세한 브랜드는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

쇠고기전문점 '행복한 우담'을 운영중인 신석순 사장은 “현지에서 설명회를 한 당시는 반응이 좋지만, 서울로 올라와서 계약을 하려면 깨지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앞으로는 사업설명회 현장에서 설명과 시식, 점포투어까지 마치고 계약을 이끌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맹사업이나 점포 운영에 혈연 지연이 중시되는 지역 분위기도 감안해야 한다. 부산 진출 업체 관계자들은 “부산은 외부인의 체계적인 설명보다 지인의 ‘괜찮다’는 한 마디가 위력을 발휘하는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대적인 언론 광고나 홍보보다 구전 마케팅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최근 진출한 프랜차이즈 본사는 현지 지사 활동과 출점 점포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그간 지방 진출은 본사가 돈을 받고 지방 지사에 개설 권한(영업권)을 파는 형태였다. 관리 없이 본사와 지사가 개설 이익을 나눠먹는 식이었기 때문에 상권분석과 영업권 보호는 물론 가맹점 개설 후 관리나 경영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 진출한 '취하는건 바다'와 '수리야' 등은 본사 직영 사업본부를 두고 가맹 사업을 펼치고 있다.

'취하는건 바다' 이동언 부산사업본부장은 “입소문 위력이 막강해 출점 점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추가 출점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지역 밀착 영업은 물론 일주일에 1회씩 서울 본사서 회의를 열어 직접 관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은 어느 지역보다 창업 열기가 높은 곳이다. 소상공인지원센터와 여성인력개발원 등 관련 교육 참가율도 높고, 브랜드 파워가 있는 브랜드 창업에 대한 욕구도 크기 때문이다.

부산 창업 전문가 고진용 이사는 “예비 창업자들의 자가 자본이 기본 2000만~3000만원, 평균 5000만원 내외로 크지 않다는 점과 소비 빈부격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저가형 창업 모델이나 고가 전략을 적절히 구사하면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경남지역 프랜차이즈 창업률이 50%를 넘어가며 자영업 시장이 프랜차이즈로 급변하는 현재, 현지 특성을 감안해 적절한 출점 전략을 구사한다면 창업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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