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여의도 증권가에 여성 직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임원들만큼은 그렇지 못하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증권가다 보니 `유리천장`에 갇혀 대부분 임원이 남성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몇몇 증권사는 내부에서 승진해 처음으로 여성 임원이 등장했는가 하면,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전문가를 영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에는 작년 말에 여성임원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이재경 상무로 UHNW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이 상무는 씨티은행을 거쳐 삼성증권에 입사했다. 펀드리서치 파트장, 투자컨설팅 팀장 등을 거쳐 작년 말 정기 인사 때 임원으로 승진했다.
삼성 금융관계사를 통틀어 유일한 여성 임원이다.
SK증권에도 내부 승진을 통해 올해 처음으로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김영미 BOC센터장은 1987년 SK증권에 입사해 법인영업팀, 재무관리팀 등을 거쳐 백오피스(back office) 총괄을 맡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에는 지난해 말 두 명의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윤자경 브랜드전략실장과 전진희 삼성역지점장은 모두 미래에셋증권으로 입사해 작년 말 이사 자리에 올랐다.
반면 외부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한 사례도 있었다. KTB투자증권은 서울옥션 홍콩법인 대표였던 심미성 씨를 지난 6월에 상무급인 브랜드 실장으로 영입했다. 심 실장은 가나아트갤러리, 서울옥션 홍보마케팅 총괄 등을 역임했었다.
증권사 중에서 여성임원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한화증권이다. 얼마 전 영입한 최선희 프로덕트(Product) 본부장을 비롯해 4명이 여성임원이다.
최선희 본부장은 1982년 제일은행에 입사한 이후, 1992년부터 동양종금증권에서 일했다. IB 본부장까지 오른 상태에서 지난 16일 한화증권으로 둥지를 옮겼다.
박미경 한화증권 상무는 증권업계 여성 최초 임원이다. 1978년 한국투자신탁으로 입사해 한국투자증권에서 영업부 상무까지 지내다 올해 초 한화증권 PB 본부장을 맡게 됐다.
이명희 서초지파이브지점 총괄지점장과 홍은미 갤러리아지점 총괄지점장은 각각 2009년과 2008년에 상무로 승진했다.
이 밖에 우리투자증권에도 여성 임원이 한 명 있다. 오세임 우리투자증권 상무로 오퍼레이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씨티은행, 바클레이즈은행, 골드만삭스은행 등을 거쳐 2009년에 우리투자증권으로 옮겼다.
골드만삭스 은행에서 이미 상무자리까지 올랐던 그는 우리투자증권에 상무보를 거쳐 작년 11월에 상무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