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청약 큰 장'…가점 낮은 2030, 추첨제 물량 노려볼 만

[돈이 보이는 창]청약시장 성공전략 A to Z
청약 문턱 크게 낮아져…내집마련 수요자 주목
강남3구·이문휘경뉴타운…실수요자 '눈길'
중소평형 추첨제 부활…가점 낮아도 '기회'
로또청약 사라져…"가성비 등 전략 필요해"
  • 등록 2023-04-02 오후 6:26:02

    수정 2023-04-02 오후 7:19:19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올해 강남권 아파트 청약시장에 큰 장이 서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간 강남권은 가점이 높은 현금 부자만 참여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로 불렸지만 올해부터 추첨제가 부활하면서 ‘운’에 의한 당첨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높은 분양가 탓에 예전 같은 로또 청약은 아니지만 내 집 마련 기회의 문턱이 훨씬 낮아졌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고 맞춤형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강남권 큰 장 선다…래미안원페를라·메이플자이 ‘주목’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예정물량은 27만2420가구다. 이중 수도권에서는 13만8703가구가 분양 예정이고 서울에선 2만9039가구가 대기 중이다. 서울에선 상반기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원페를라’(방배6구역)와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청담삼익)이 분양한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지하4층, 지상22층 규모 아파트 16개동 1097가구 대단지로 일반분양 물량이 497가구다. 지하철 4·7호선 이수역, 7호선 내방역이 가깝고 올림픽대로, 서리풀터널 등을 통해 서울 동·서 및 강남권 이동이 편리하다.

강남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청담동에선 ‘청담르엘’ 공급이 예정돼 있다. 1261가구 중 176가구가 일반분양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로 서울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반포동과 잠원동에서는 ‘래미안원펜타스’(신반포15차)와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래미안원펜타스는 전체 641가구 가운데 26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9호선 신반포역이 바로 앞에 있고 초·중·고 모두 도보 가능해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이플자이는 지상 최고 35층·29개동 3307가구로 23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7호선 반포역 사이에 끼어 있는 ‘더블 역세권’ 단지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아이파크’(잠실진주)도 연내 분양을 목표로 일정을 잡고 있다. 총 2678가구중 일반분양은 578가구다. 비강남권에선 이문3구역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와 이문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가 최대 기대주다. 특히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이문·휘경뉴타운 대장주다. 걸어서 5분 거리에 1호선 외대앞역이 위치한 초역세권 단지로, 총 4321가구 중 1641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가점 낮다면 추첨제로…“가성비 평형 찾아야”

올해는 실수요자들이 기다렸던 강남권 물량이 대거 포함된데다 청약 문턱이 크게 낮아지면서 내 집 마련 적기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올해부터 중소형평형 추첨제가 부활하면서 저 가점자와 유 주택자의 청약 당첨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청약 가점제는 △무주택기간(32점) △부양 가족 수(35점) △가입기간(17점) 등 가점을 더해 높은 순으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무주택기간이 짧고 부양 가족 수가 적은 2030세대나 1인 가구, 주택을 소유한 유 주택자는 사실상 당첨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올해 4월부터는 추첨제 비중이 높아지면서 저가점자나 유주택자도 당첨될 길이 열렸다. 기존 가점 100%였던 △전용 60㎡ 이하는 가점 40%, 추첨 60% △전용 60~85㎡는 가점 70%, 추첨 30%로 개선된다. 전용 85㎡ 초과는 기존에 가점 50%, 추첨 50%였지만, 중장년층의 대형 평형 선호를 고려해 가점제 비율을 80%로 높였다.

또한 정부가 1·3대책에서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면서 비규제지역에서도 전용 85㎡ 이하 중소형 물량의 60%가 추첨제로 공급된다. 전용 85㎡ 초과 중대형은 100% 추첨제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다만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추첨제 물량의 75%는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한다. 여기에 정부가 중도금 대출 금지 규제를 없애고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도 허용한 만큼 청약 여건도 대폭 개선했다. 다만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분양가는 오르고 있기 때문에 주변 시세와 비교해보고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같은 단지라도 평형별로 평당 분양가가 달라 가성비 평형이 어디인지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구리역롯데캐슬 전용 84㎡의 평당 분양가는 2400만원이었지만 전용 34㎡는 1800만원으로 편차가 있다는 것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집값 하락과 청약시장 침체 때문에 청약제도가 완화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청약에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개별 단지마다 꼼꼼히 분석하고 확실한 기준을 잡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 대표는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의 중형 평형은 비쌌지만 소형 평형은 저렴한 편이었다. 같은 단지에서도 타입에 따라 평당분양가 차이가 크기 때문에 따져봐야 한다”며 “시세 체크를 할 때는 시중 호가에서 실제 네고 가능한 수준까지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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