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아이의 구순구개열 수술이 의료계 파업으로 무기한 미뤄졌다”며 “입술 인중이 돼야 했을 부분이 언제 괴사 될지 모르니 수술을 적절한 시기에 잘 해보자고 하던 의사 선생님은 수술은 취소했다”고 밝혔다.
아이는 입천장의 갈라짐이 점차 심해지고 있었고 먹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A씨는 “아이가 커가면서 입술이 양측으로 벌어지고 규격이 넓어졌다. 양측 볼은 입술이 잡아주지 못해 힘없이 늘어진다”며 “얼굴은 비대칭에 코가 없고 입천장 갈라짐은 성장할수록 더 커져서 힘들게 수유해봐도 다 토해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수가 반복되고 탈수열이 수시로 찾아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겨우 버티고 버텼는데 수술은 하루아침에 의사의 한 마디에 취소돼버렸다”며 “기다리겠다고, 예약을 다시 잡겠다는 내 말에 ‘알아서 하시고요. 저는 가야 됩니다’하고 내 손을 뿌리치고 가던 뒷모습을 어찌 잊겠나”라며 당시의 심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전화하는 곳마다 ‘어차피 와서 진료를 봐도 수술이 안 된다’는 말뿐이다. 엄마로서 아이를 위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애끓은 마음을 나타냈다.
이어 “수술 시기에 맞춰서 수술해도 장애가 남을지 안 남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수술 시도도차 못하고 있다”며 “이 분통함을 어디다 어떻게 알리고 어딜 가야 우리 OO이 수술을 해주실 수 있는지 정말 답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A씨는 다급한 마음에 보건복지부에 사정을 해보기도 했다고. 돌아온 답은 “지자체에 전하기는 하지만 알아서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말뿐이었다고 밝혔다.
현재 대형병원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등으로 의료현장 공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들어온 총 상담 수는 하루 69건으로, 지난달 19일부터 집계된 누적 상담 건수는 1174건에 달한다. 전체 누적 상담 수 중에서 피해신고가 접수된 건 472건, 이 중 수술 지연이 329건이었다.
이 가운데 정부가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에 대해 면허 정지를 예고하자 전국 의대 교수들도 전원 사직서 제출을 결의하는 등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고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성명서를 통해 “전공의와 학생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현 사태를 야기한 정부에 대해 단호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며, (교수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학생의 휴학 및 유급을 촉발해 의대 교육 체계마저 붕괴시키고 있다”며 “전공의와 학생이 중대한 피해를 입고 교육 현장이 붕괴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면 교수로서의 사명은 더 이상 없다”고 집단행동 가능성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