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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트럼프 정부 반독점당국이 AT&T의 타임워너 인수 조건으로 CNN 매각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며 눈엣가시처럼 여겨 온 언론 CNN을 길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 법무부는 미 최대 통신사 AT&T가 대형 미디어사 타임워너를 인수하기 위한 조건으로 타임워너에 속한 CNN의 모회사나 다이렉티브이(DirecTV) 위성 텔레비전 조직의 우선 매각을 바라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AT&T는 법무부의 이 제안에 CNN의 모회사인 터너 브로드캐스팅은 그대로 둔 채 CNN만 분리하는 방법을 법무부에 제안했으나 법무부가 이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너 브로드캐스팅은 CNN 외에 TBS, TNT, 카툰네트웍스 등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AT&T 최고경영자(CEO) 랜덜 스티븐슨 이 보도 내용 자체를 부인했다. 그는 “매각 과정에서 CNN을 팔라는 제안을 받은 적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AT&T는 타임워너 인수를 바라지만 타임워너 내 어떤 계열사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역시 “AT&T-타임워너 합병과 관련해 결정된 건 없다”며 “계속 대화중”이라고 밝혔다.
타임워너는 굴지의 미디어사이지만 최근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나 온라인 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프리미엄 비디오 서비스 등에 밀려 젊은 시청자 확보에 고전해 왔다. 이번 합병도 이 상황을 타개하려는 방편이다. 그러나 미국 내 여론도 트럼프 정부 편에 가까운 모양새다. AT&T와 타임워너는 각각만으로도 거대 통신사이자 미디어사인 만큼 이들의 합병은 많은 소비자단체와 소형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반대에 부딪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