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에서 경기도 소재 한 쿠팡 물류센터로 출발하는 셔틀버스에는 20여명이 탑승했다. 한 시간 정도를 달려 도착한 물류센터에는 각지에서 도착한 사람들이 서로 거리를 둔 채 출근 준비를 하는데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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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후 6일 만에 관련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부천 센터는 임시 폐쇄됐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다른 지역 쿠팡 물류센터를 찾고 있다. 지원자 대부분은 20대 초반으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센터를 찾았다고 얘기했다.
“위험할 수도 있지만…” 단기 알바로 물류센터 찾아
이날 단기직으로 물류센터를 찾은 사람들 중에는 20대 초반이 많았다. 친구와 함께 일을 하기 위해 센터를 찾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대학교에 재학 중인 최모(22)씨는 “요새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곳이 거의 없다”며 “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있었다고 해 전날까지도 고민을 했는데 돈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나왔다”고 밝혔다.
집단감염 전 부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이도 있었다. A씨는 “당시 퇴근하기 전 모든 층에 있던 사원들이 한 군데 모이곤 했다”며 “업무 특성상 캡틴(팀 관리자)들과도 접촉이 잦은데 캡틴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부천서 계속 근무했다면 나도 이미 감염됐을 지 모른다”며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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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지켜지지만 여전한 감염 우려…쿠팡 “방역 더 철저히 할 것”
회사 관계자들은 현장에 돌아다니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고 귀가 조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업무 중간 중간 “마스크를 코 끝까지 올려 착용하라”는 방송도 나왔다.
그러나 더운 나머지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는 사람들도 보였다. 한 근무자는 “할당량을 채우려고 쉬지 않고 근무를 하다 보니 중간 발열 검사에서 일시적으로 37.5도 이상 측정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근무자들은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실시간 재고 확인용 PDA 단말기를 조작하기 위해서 장갑의 손가락 부분을 오려내 맨살로 액정을 터치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계약직 직원 “캡틴들이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주의는 주지만 근무를 시작하면 하나하나 신경쓸 수 없는 부분도 있어서 예전부터 걱정되기는 했었다”며 “그래도 배송하는 직원이나 회사 자체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쿠팡 측은 방역을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정부 지침이 나올 때까지 최대한 협조하고 할 수 있는 조치를 실행하려고 한다”며 “물류센터 현장에서 마스크 착용, 직원 간 거리 두기 실천을 꼼꼼히 확인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물류센터는 1일 2회 방역, 물건이 전달되는 캠프는 1일 1회 방역하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