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잠원동 거목공인중개사무소 구자갑 대표는 최근 서초구 일대 주택 시장을 두고 “매매는 물론 전·월세 시장까지 얼어붙었다. 전·월세가 안 되니 매매 시장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구 대표는 “그간 가격이 오른 것도 법인 물건 거래에 따른 `착시 효과` 때문이었다. 개인 물건은 거의 거래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석 달 만에 2.5억 ‘뚝’
서울 부동산 시장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서초구마저 집값 상승세가 멈췄다. 금리 인상 압박에다 시장에 쌓인 매물이 좀처럼 소화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07% 떨어졌다. 5월 말부터 시작해 10주 연속 하락세다. 연간 기준으로 따지면 올 들어 0.4%가 빠졌다. 자치구별로 봐도 전체 25곳 가운데 23곳에서 전주 대비 아파트값이 내렸다. 서초구와 용산구 정도만 보합권에 머물렀다.
눈에 띄는 건 서초구다. 그간 아파트값 하락세 속에도 `나 홀로 상승`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서초구 아파트값이 보합권에 들어선 건 3월 말 이후 19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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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54건 거래…매수세 실종에 가격 상승 동력↓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가격 상승 동력도 떨어지는 분위기다. 반포동 F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라든지 새로운 수요가 유입이 돼야 가격이 오를 텐데 지금은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면서 “한 달에 한 두 건 중개하면 잘 한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어려워지니 고가 아파트도 버티기 어렵다”며 “그동안 강보합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약보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거래도 끊어지다시피 한 모양새다. 6월 서초구에서 체결된 아파트 매매 계약은 54건뿐이다. 1년 전 같은 달(185건)의 3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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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동안 서초구 등 강남권에서도 집값이 오르락내리락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금리 등 주택시장을 둘러싼 외부 불확실성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거시경제와 금리 인상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데 매수심리 냉각으로 거래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거래 자체가 적어 급락 가능성은 적지만 최근 주택 시장이 하락 보합세를 유지하는 만큼 지금 같은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상황을 바꿀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하락세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국적인 조정장이 진행되더라도 강남권은 상대적으로 선방하리란 전망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 고가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이 아예 안 나오다보니 금리 상승 영향에서 자유롭다. 강남 등 핵심지는 여전히 수요에 비해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하반기에도 집값이 잘 버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