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이 폴란드, 독일에 이어 이스라엘에 250억달러(약 32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에 나선다. 전 세계에 반도체 공급망을 확대하면서 ‘반도체 왕좌’ 탈환을 노리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인텔이 250억달러를 투자해 이스라엘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가 될 것”이라며 “이스라엘 경제에 엄청난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텔도 “이스라엘 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투자 규모나 대상은 언급하지 않았다. 인텔은 2021년 이스라엘에 100억달러 투자를 발표했는데, 이는 250억달러 투자에 포함돼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의 신규투자는 웨이퍼 제조시설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신규 공장은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번 이스라엘 투자 소식은 인텔이 폴란드 투자 결정을 공개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인텔은 지난 16일 폴란드에 46억달러를 투자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재가공 및 패키징·테스트 등 후공정 작업을 위한 팹이다. 인텔은 아울러 독일에도 200억유로를 추가 투입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에도 후공정 관련 팹 건설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인텔은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취임한 이후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겔싱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활을 선언하며 TSMC와 삼성전자를 추격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미국 애리조나, 뉴멕시코, 오리건주 등 거점에 파운드리를 늘리고 유럽, 중동에도 공장 R&D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수요둔화로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벌어진 투자라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