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제위기 극복 및 내수 촉진을 위해 진행한 대규모 `동행세일` 행사 시작 첫 주말 서울 주요 백화점·대형마트에는 물건을 사러 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예상보다 많은 인파를 접하자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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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많아 당황”…인파 북적·거리두기 안돼
28일 오전 10시쯤 서울 서초구 한 대형마트는 입구에서부터 사람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인파가 입구에서 마트 할인쿠폰을 받기 위해 몰려 있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김모(39)씨는 “평소 인터넷으로 장을 자주 보는데 할인을 한다고 해 주말 나들이 겸 마트에 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몰릴 것이라곤 생각을 못했다”며 “그냥 온라인으로 주문할 걸 싶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일회용 장갑을 끼고 카트를 끌던 30대 이모씨는 “오래 있을 건 아니지만 사람도 붐비고 시식할 때 마스크를 벗게 되니까 신경이 쓰인다”며 “쇼핑 카트도 여러 명이 이용하니까 걱정돼서 집에서 장갑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대형 백화점에서 만난 조모(54)씨는 “가족들과 호캉스(호텔에서의 바캉스)를 하려고 옆 호텔에 왔다가 세일을 한다길래 둘러보러 왔다”며 “오전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오후부터 사람들이 명품관에 줄을 섰다”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 이날 오후 한 명품관 앞에는 2m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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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대면행사 자제하라더니”…정부 엇박자 우려도
앞서 방역당국은 26일부터 진행되는 동행세일 행사에 주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온라인으로 참여하거나 방역 지침을 잘 지켜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26일 정례브리핑에서 “(행사를) 온라인을 통해 참석해주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며 “부득이하게 행사장에 가는 경우 방역수칙에 잘 따라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런 방역수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만남을 갖는 사람들도 상당수 보였다. 대형 백화점에서 장을 본 인파가 같은 건물에 있는 식당으로 몰려 만석이 되기도 했다.
이런 인파를 보며 조심이 필요할 때 대규모 행사를 여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마포구 망원시장 인근에서 만난 한 시민은 “계속해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 굳이 사람이 더 몰리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서대문구에서 만난 50대 김모씨는 “시장이나 마트같은 곳에서는 거리두기가 지켜지기도 어렵고 다니면서 마스크를 내리는 시민들도 많아 감염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상인들을 위해서는 좋은 방향이지만, 감염이 더 확산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