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이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물품대금 조기 지급에 나섰다. 임직원 대상 ‘온라인 장터’에서 삼성이 지원한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도 열었다. ‘사회와의 동행’을 강조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반영한 활동이다.
| 29일 삼성전자 직원들이 온라인 장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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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올해 설 명절 전 협력사 물품대금 총 2조140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조4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 금액이 1조4000억원에 달한다.
물품대금 조기 지급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웰스토리 등 11개 관계사가 참여한다. 회사별로 예정일보다 최대 21일 앞당겨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은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물품대금 지급 주기를 기존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늘렸다. 삼성은 2018년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지급하는 등 납품대금 연동 제도 역시 선제적으로 도입해 협력사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해 왔다.
아울러
삼성전자(005930)와
삼성물산(028260),
삼성생명(032830)을 비롯한 17개 관계사는 임직원 대상 온라인 장터를 열고 △전국 농특산품 △자매마을 상품 △스마트공장 지원 중소기업 상품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온라인 장터에서는 △한우 선물세트 △수산물 세트 △가공식품 등을 판매한다.
삼성은 매년 명절마다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직거래 장터를 운영해 왔다. 지난해 설과 추석에는 70억원 이상의 상품을 구입했다. 직원들은 온라인 장터에서 △관계사 자매마을 농수산물·특산품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업체들이 생산한 제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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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재용 회장이 그동안 강조한 사회와의 동행 경영을 실천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이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생 의지를 내비쳤다. 2022년 10월 말 회장 취임에 앞서 “고객과 주주, 협력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게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했고, 2020년 1월 초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에서는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고 당부했다.
삼성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 역시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2015년 중소·중견기업의 제조 환경 개선을 돕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3200여 건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지난해부터는 인공지느(AI)·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기존 스마트공장을 더욱 고도화하는 ‘스마트공장 3.0’ 사업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아울러 협력사가 아닌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까지 지원해 왔다. 실제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참여한 기업의 15.6%는 매출이 평균 31억9000만원 증가했고, 14.4%는 고용 인력이 평균 8.8명 늘었다. 지원 받은 중소기업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삼성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 20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3%가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 삼성은 중소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상생·물대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펀드 규모는 2010년 2조3000억원에서 현재 3조4000억원으로 약 50% 증가했다. 협력사들은 펀드를 활용해 시설투자, 연구개발(R&D) 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