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환율 변화가 먼저 수출단가에 영향을 미치고(환율전가율) 이후 수출단가의 변화가 수출물량을 변화시키는(가격탄력성)것으로 모형을 설정한 분석 결과다. 엔·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일본의 달러 표시 가격을 인하시켜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산 제품의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수출 물량을 증대시킨다.
2012년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지속된 엔저 현상은 최근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금리 인상(긴축 기조)과 차별화 되는 일본 중앙은행(BOJ)의 무제한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한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 일본 무역 적자 지속 및 최근 경상 수지 흑자 축소 등이 엔화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원-엔 동조화 심화로 인한 원화 동반 약세 및 한·일 수출경합도 약화로 인해 수출 타격이 크지 않을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 이후 2023년 6월까지의 원-엔 상관계수가 0.973로 이전 대비 확대되며 매우 높은 수준이다.
비교 우위 품목의 경우 비교 열위 품목보다 환율의 가격 탄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엔화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 타격이 비교 우위 품목의 경우 더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의 경우 한·일 수출 경합도가 전 산업 평균치를 상회(2022년 0.458)하고 최근 5년간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 우위가 상대적으로 높아 2017~2022년 동안 우리나라 반도체의 대세계 수출이 평균적으로 12.5%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 강내영 수석연구원은 “엔화 약세 추세 속에서 우리나라 수출 주력 업종의 수출이 위축되지 않기 위해서는 생산성 제고를 통한 비교우위 개선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R&D 등 수출 지원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