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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해외 순방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500억달러(약 393조원)라는 엄청난 규모의 경제외교 성과를 달성했다. 대선 당시 러시아와의 내통설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정보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한 이후 끊이지 않던 러시아 스캔들로 인해 압박 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의 회담 후 1100억달러(약 124조원) 규모의 무기계약을 포함해 총 350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6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록히드마틴사 블랙호크 헬리콥터 150대 현지 조립생산 계약을 시작으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도 미국 기업과 500억달러 규모의 비(非)석유사업 관련 계약을 맺기로 했다. 미 엔지니어링 회사 제네럴일렉트릭(GE)도 150억달러 규모의 현지 수주 계약을 맺었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일자리 (창출)를 위해 미국에 수 천억달러를 유치한 엄청난(tremendous) 날”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의 새로운 보도가 잇따르며 관련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다 이번주 중 코미 국장의 의회 증언도 예정돼 있어 4개월차를 맞은 트럼프 정부의 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사우디에 도착해서도 트럼프가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나 해임된 코미 전 국장을 ‘미치광이(nut job)’라고 욕했다는 전일 NYT 보도를 해명해야 했다”고 전했다. NYT는 “탄핵 압력 속 하야한 닉슨 전 대통령도 미국 내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해외 순방을 떠나며 눈을 돌리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순방 기간 외교에 집중한다지만 한 눈은 워싱턴에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