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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규군이 국가 안보 위기 사태에 해당하는 이번 반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처가 허술했다는 논란도 거셌다. 바그너 그룹이 1000㎞ 가까운 거리를 돌파하는 동안 비교적 순조롭게 북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반란군 제압 계획이 제대로 세워졌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다만 이 같은 대처 소홀을 이유로 푸틴 대통령이 쇼이구 장관을 곧장 문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총지휘권자를 물러나게 한다면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쇼이구 장관은 직업 군인 출신이 아닌 이력을 갖고 있다. 옛소련 시절 연방 공산당 아바칸시 위원회 제2서기와 크라스노야르스크 지역위원회 감찰관 등을 지냈고, 1991년 러시아 연방공화국 국가비상사태 의장에 오른 정치인이다.
옛소련 해체 후 러시아 연방의 국가 위기관리 분야에서 능력을 보였고, 1999년 러시아 보수주의 정당인 통합러시아당을 푸틴 대통령과 함께 창당했다. 이후 모스크바 주지사를 거쳐 2012년 11월부터 러시아 국방장관을 10년 넘게 맡아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쇼이구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 “프리고진과 러시아 정부 사이의 접촉 과정에서 쇼이구 장관에 관한 주제가 논의됐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리고진이 모스크바를 향한 파죽지세의 진군을 갑자기 멈춘 것을 두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이뤄진 협상에서 그의 핵심 요구 사항이었던 쇼이구 장관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거론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쇼이구 장관이 이미 해임됐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