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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위는 2018년 도입된 대검 산하 위원회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법조계, 학계, 언론계 등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심위는 수사 계속·기소 여부 등을 논의해 검찰에 권고하는 권한을 가진다.
李 “혐의 전면 부인”…檢 “상당 증거 확보” 기소 자신
이 지검장은 지난 2019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임 당시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조치에 위법이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하려는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해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의혹을 받는다.
같은날 수원고검은 대검에 직접 수심위 소집을 요청했다. 사건관계인이 수심위 소집을 요청할 경우 사건 부의 여부를 정하는 부의심의위원회 등 소정의 절차가 있어 시간이 걸리게 되는데, 이런 절차 없이 빠르게 수심위를 열자는 취지였다. 수심위에서도 기소 권고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사건 관련 핵심 증거를 이미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실제로 수사팀은 이 지검장이 사건 당시 안양지청으로부터 받은 보고서는 수사 개시 요청에 준하는 내용이 담겨있었고, 이 지검장이 보고서를 받은 다음날 안양지청 간부에 전화해 수사에 제동을 건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이 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을 정하는 국민천거 14인 후보군에 이름이 올라 변수로 꼽혔지만, ‘해프닝’에 그쳤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논의 결과 이 지검장은 최종 후보에서 제외됐고, 수사팀은 ‘차기 총장을 기소한다’는 부담에서도 벗어났다.
“기소 가능성 높다”…서울중앙지검장 ‘유임’, 미지수
만약 수심위가 불기소 또는 수사중단 권고 결론을 내더라도 기소방침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심위 권고는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해 ‘불법합병·회계부정’ 의혹 관련 검찰에 수심위를 신청해 ‘수사 및 기소 중지’ 권고를 받았지만, 검찰은 수심위 권고를 따르지 않고 이 부회장을 기소했다.
수심위 결과로 이 지검장의 거취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각에선 차기 총장으로 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여권이 친정부 성향인 김 후보자와 이 지검장을 앞세워 여권을 향한 검찰 수사에 ‘방패막이’ 역할을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수심위가 불기소 권고를 내린다면 이 지검장 유임의 명분이 생기는 셈이지만, 수심위 기소 권고에 이어 검찰 기소까지 이어진다면 이 지검장이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종민 변호사는 “만약 이 지검장이 피고인이 된다면, 검사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검사로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이 지검장이 기소된다면 어떤 식으로든 최소한 중앙지검장직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한동훈 검사장도 검찰수사가 들어오자 징계차원에서 법무연수원으로 보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