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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겹치며 가뜩이나 물가가 폭등한 마당에, 이같은 배달비 인상 추세가 물가 인상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배민1과 쿠팡이츠의 요금제는 상당 부분 유사한 형태로 변경됐다. 배민1(기본형 기준)은 중개수수료를 기존 12%에서 6.8%로 낮추고 음식점주와 소비자가 나눠 분담하는 배달비는 기존 6000원을 유지했다. 쿠팡이츠(일반형 기준) 역시 중개수수료를 기존 15%에서 9.8%로 낮추고, 배달비 역시 기존 6000원에서 5400원으로 낮췄다. 표면상 모두 음식점주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그간 배민1과 쿠팡이츠는 기존 요금제에 프로모션(중개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을 적용해왔기 때문에 실상은 점주의 부담은 늘었다.
유료 광고 회원까지 가입했다면 당연히 손에 쥐는 돈은 더욱 줄어드는데, 최근 각종 식자재 등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을 감안하면 실제 이 음식점주의 수익은 이보다 크게 줄어든다. 결국 음식점주 입장에선 소비자와 나눠 분담하는 배달비를 올려서라도 수익을 내야하는 처지인 셈이다.
실제로 음식점주 등 자영업자들이 가입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배민 횡포 대응방’이라는 오픈 채팅방까지 개설해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현실화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해당 커뮤니티에선 영수증에 ‘배민 싫어요. 8000원 이상 수수료’, ‘배민1 이용하지 마세요’ 등 글귀를 적어 소비자들에게 전한 음식점주의 사연도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소비자들의 반감도 크다. 주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배달음식을 이른바 ‘공동구매’하자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고, SNS에서는 ‘배달끊기 챌린지’에 나섰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말 20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상대로 조사해 내놓은 ‘배송·배달 서비스 관련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음식 배달비가 부적절하다는 답변이 과반 이상인 53.4%에 달했다. 적정 배달비로 45.5%가 1000~2000원 사이를 꼽으면서, 현재 최고 5000~6000원에 이르는 배달비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