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느라 못 산 마스크, 주말에라도"…마스크 구하기 '주말 대란'

마스크 5부제 시행 후 첫 주말
"평일에 일하느라 못 사서" 주말 약국 찾은 시민들
문 닫은 약국에 줄 서고, 마스크 도착 안해 허탕도
정부 "마스크 공급 늘어날 것"
  • 등록 2020-03-15 오후 4:36:46

    수정 2020-03-15 오후 4:36:46

[이데일리 사건팀] 마스크 구매 5부제를 시행한 후 처음 맞는 주말. 서울 시내 곳곳의 약국은 마스크를 찾는 시민들로 진통을 겪었다. 출근 등 개인 사정으로 평일에 미처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한 시민들이 몰리면서다.

15일 오전 11시쯤 서울 서대문구 한 약국 앞에 마스크를 사러 나온 시민들이 줄을 선 모습. (사진=김은비 기자)
15일 오전 서울 어느 동네 약국이든 줄을 선 시민들의 모습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순번인 요일에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이날 오전 성북구 인근에서 만난 50대 오모씨는 “구매 가능 요일이 목요일이라 그날 일을 빼고 인근 약국에 갔는데 내 앞에서 마스크가 다 떨어져 결국 못 샀다”며 “혹시나 하고 주말에 근처 약국에 와보니 오전 11시부터 판매한다기에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대문구 한 약국에서 만난 안병수(73)씨는 “평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경기도 양주로 출퇴근하다보니 마스크를 살 수가 없어 오늘 나왔다”며 “양주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살아서 그런지 약국 앞에 100명정도는 기본을 줄을 서서 도저히 마스크를 살 수가 없었다”고 했다.

특히 이날은 상당수 약국이 문을 닫는 휴일이어서 시민들의 불편은 더 컸다. 일부 약국에서는 문을 안 여는지도 모른채 1시간여를 줄을 서 기다리다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해당 약국에 제일 먼저 도착해 줄을 서 있던 60대 여성은 “한 시간 전부터 집 밖을 나와 마스크를 사려고 헤맸다”며 “9시 30분이 넘었는데도 문을 안 여는데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하소연했다.

배달되기로 한 마스크가 약국으로 오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한 약국은 이날 오후 1시부터 마스크를 판매하기로 했지만 약속한 시간이 30분이 지나도록 공급업체에서 마스크가 배달되지 않았다. 이 약국 관계자는 “배달기사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어제도 마스크 입고 예정시간보다 20분이 늦어서 조금 더 기다려보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수십분이 지나도 마스크가 도착하지 않았고, 결국 해당 약국은 줄을 서 기다리던 시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되돌려보냈다.

어렵사리 마스크를 확보해 판매를 시작한 일반 마트에선 무단횡단까지 불사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마트 관계자는 “마스크가 들어오는 날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저희도 어제저녁에 본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판매 준비에 나섰다”며 “건너편 약국에 줄 서 있다가 무단횡단으로 펜스를 뛰어 넘어 저희 가게에 줄 서는 분들도 3명 있었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앞으로 이러한 마스크 품귀현상이 다소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건용 마스크 보급을 늘리기 위해 ‘KF94’ 대신 필수 재료가 적게 들어가는 ‘KF80’ 마스크의 생산을 유도하고 있고, 이번 주부터 생산량 증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상봉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다음 주부터는 가시적인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 앞. 해당 약국이 휴일에 문을 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사진=유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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