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IRA, 우리 기업 부담 덜어…공급망 전환 필요”

美 IRA 세부지침에 韓 기업 ‘융통성’ 갖게 돼
“中 의존도 높은 공급망 체계적 전환 나서야”
  • 등록 2023-04-03 오전 10:29:10

    수정 2023-04-03 오전 10:29:10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 잠정 세부 지침에 대해 한국무역협회가 우리 기업들이 부담을 덜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광물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성대 무협 통상지원센터 실장은 3일 “재무부의 IRA 시행지침이 핵심 광물 추출 또는 가공 중 하나의 공정이라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이 발생하고 이 기준이 최소 2024년까지 유지된 점, 배터리 부품의 북미 제조 비율 조정에 융통성을 갖게 된 점, 일본산 핵심 광물도 적격 핵심 광물로 포함된 점 등으로 인해 우리 기업의 부담을 덜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고 평가했다.

이번 세부 지침에는 양극판·음극판을 배터리 부품으로 규정하고 양극 활물질 등은 부품으로 포함하지 않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구성 재료인 양극 활물질 등은 국내에서, 이후 양극판·음극판을 만드는 단계는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어 기존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양극 활물질과 같은 구성 소재를 제조하는 과정은 핵심 광물 가공 과정으로 인정돼 ‘핵심 광물의 추출·가공 과정에서 50% 이상 부가 가치를 미국 또는 FTA 체결국에서 창출해야 한다’는 세부 규정을 충족시킬 수 있다.

다만 미국 재무부는 배터리 부품은 내년부터,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외국 우려 단체’에서 조달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외국 우려 단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이번에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추가 세부안에 중국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차전지 양극재 소재인 수산화리튬은 84%를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조 실장은 “배터리 핵심 광물의 상당 부분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IRA와 시행지침의 혜택이 한시적임을 확인한 만큼 체계적인 공급망 전환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IRA 등을 통한 이러한 미국의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육성 노력에 더해 유럽연합(EU)도 핵심 원자재법(CRMA), 배터리법, 탄소 중립 산업법(NZIA) 등을 통해 역내 배터리 공급망 강화에 나서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 관련 기업들의 전략적 해외 투자는 물론 우리 정부의 이 분야 기업들의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등에 대한 지원 노력을 한층 강화해 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협은 산업통상자원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와 함께 IRA 시행지침과 최근 발표된 EU 핵심 원자재 법 등 통상 현안에 대한 기업 설명회를 오는 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발표될 시행지침과 개정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업계에 전파해갈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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