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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국방발전전람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사진에는 ‘자위 2021’라고 붙인 전람회장 안에 그간 북한이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전시돼 있다.
개막식 연설서 김 위원장은 시종일관 ‘이중기준 철회’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며 오히려 미국의 묵인하에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국가들의 군비확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측을 향해 “우리의 자위적인 국방력 발전에는 불법무도한 유엔결의를 내세워 속박의 족쇄를 채워놓고 자기들은 스스로 일방적으로 설정해놓은 그 무슨 위협에 맞선다는 소위 정의로운 간판 밑에 군비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한국이 F-35A 등 스텔스전투기와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탄도미사일 개발 등에 나선 것을 지적했다.
그는 도발과 위협이라는 단어가 남측에서 ‘대북전술용어’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조선의 위선적인 태도와 미국의 암묵적인 비호는 북남쌍방간 감정정서를 계속 훼손시키고 있으며 그들이 추구하는 무제한적인 위험한 군사력강화시도들은 조선반도지역의 군사적 균형을 파괴시키고 군사적 불안정성과 위험을 더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를 대화와 협력의 상대가 아닌 위협의 대상으로, 억제해야 할 상대로 규정한 것 자체가 겉으로는 아닌 척 해도 숨길 수 없이 뼈속 깊이 체질화된 반공화국 적대심의 집중적 표현”이라며 “계속 우리의 자위적 권리까지 훼손시키려고 할 경우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한 행동으로 맞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연설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 등을 통해 밝힌 ‘이중기준 철회’ 조건을 최고지도자의 입을 통해 재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향후 북미대화와 협상이 진전되더라도 자위력을 내세운 군사력 강화는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시사한다는 점에서 향후 북미대화 재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당 창건일(10월 10일) 기념 방식으로 열병식이라는 통상적인 방법 대신 국방발전 전람회라는 새로운 방식을 택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북한은 이번 국방발전전람회를 다른 나라들도 개최하는 방산엑스포나 국방박람회와 같은 성격으로 인정받고 싶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무력증강과 무기실험과 같은 군사적 행동을 도발이 아닌 정상적인 국가활동으로 응고하려는 목표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