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법 시행 1년…"국내외서 276조원 투자 유치"

美백악관 "1660억달러 투자유치·투자의향서만 450개"
법안 시행 예상한 사전 투자까지 합치면 2100억달러
내년 대선 앞둔 바이든 "반도체법, 바이드노믹스 핵심"
  • 등록 2023-08-10 오전 11:17:50

    수정 2023-08-10 오후 7:01:5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반도체지원법(이하 반도체법) 시행 1주년을 맞아 투자 유치 성과를 공개하며 ‘바이드노믹스’ 홍보에 나섰다. 미 반도체법은 시행 전후 1년여 기간 동안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276조원이 넘는 투자를 이끌어낸 것으로 추산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뉴멕시코주 벨렌을 방문해 ‘바이드노믹스’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미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작년 8월 9일 반도체법 시행 이후 1년 동안 국내외 기업들이 총 1660억달러(약 218조 6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발표했다”며 “기업들은 반도체법에 따른 지원을 받기 위해 450개가 넘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법은 일자리와 기회를 창출하고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안으로 가져오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고 자평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바이드노믹스의 핵심은 반도체법이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기록적인 금액을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며 “미국을 반도체 제조 분야의 리더로 만들어 다른 국가에 덜 의존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법엔 미국 내 반도체 관련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R&D)에 정부가 총 520억달러(약 70조원)의 보조금 및 25% 세액 공제 혜택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도체는 전기자동차, 바이오와 함께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경제 정책의 핵심 부문이다.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정부는 바이드노믹스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백악관은 1600억달러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으나, 법안 시행을 예상해 사전에 발표한 투자액까지 합치면 약 2100억달러(약 276조 5300억원)에 이른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추산했다. 이는 2021년 같은 부문 투자 규모의 약 2배, 2019년 대비로는 거의 20배에 달하는 규모다.

주요 투자를 살펴보면 대만 TSMC가 애리조나주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해 4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미국 인텔(300억달러)과 마이크론(200억달러), 텍사스 인스트루먼트(110억달러) 등도 각각 애리조나주, 뉴욕주, 유타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한편 지난해 8월 16일부터 시행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투자까지 합치면 투자액이 2900억달러(약 381조 8700억원)를 웃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IRA 시행 이후 LG그룹(55억달러·애리조나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미 제너럴모터스(GM)·삼성(30억달러·인디애나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한화Q셀(25억달러·조지아주 태양광 복합 생산단지), 파나소닉(40억달러·캔사스주 전기차 배타리 공장) 등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IRA는 태양광 패널 등 재생에너지 설비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총 400억달러(약 52조 6800억원) 보조금을 할당했다. 또 북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엔 한 대당 최대 7500달러 세액 공제를 제공하고, 태양광 패널 등은 투자액의 30%에 해당하는 세금이 면제된다. IRA와 반도체법 모두 중국에 치중한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구축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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