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위이이잉”
지하철 역사에서 난데없는 드라이기 소리가 울렸다. 청량리 인근 주민들이 전자파 노출 우려를 제기하며 GTX-C 노선 변전소 건설을 반대함에 따라 실제 운영하고 있는 전철역 변전소와 드라이기의 전자파와 비교 측정하기 위해서다.
|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 역 지하 4층에 위치한 매헌변전소의 주변압기 5미터 앞에서 전자파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김아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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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 역사 지하4층에 위치한 매헌변전소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주변압기 1m 위치에서는 2.7~3.0 마이크로테슬라(μT), 5미터 위치에서는 0.2μT, 25미터 상부 지상에서는 0.04μT 가 나왔다. 전철에서 발생되는 전자계가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전제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로 측정된 것이다. 제품별로 상이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제조회사별 5개 제품의 평균 전자파 측정치는 에어컨 2μT, 전기장판 4μT, 전기온풍기 12μT, 선풍기 18μT, 전자레인지 20μT, 헤어드라이기 70μT 등으로 나타났다.
김윤명 단국대 교수는 “세계 보건기구, 국제비전리방사보호위원회의 권고치를 준용해 대부분 국가에서 권고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기준치를 적용하고 있다”라며 “고속열차가 다니는 곳을 측정한 결과 경부고속 평택변전소 인근은 최대 2.88μT, 평균 0.69μT가 나왔고 건천변전소 인근은 최대 1.59μT, 평균 0.51μT로 기록됐다”라고 전했다.
국제암연구소에서 극저주파 전자계를 발암물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유해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단순한 분류 체계에 의한 것이지 실제 유해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계, 전계와 함께 발암물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된 품목으로는 커피, 휴대폰, 야채절임, 차, 카페인, 머리염색약 등이 있다”라며 “일부 국가에서 장기간 노출이 예상되는 학교 등에 낮은 수준의 권고치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를 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GTX-C 변전소와 전철 변전소는 동일한 량의 전기를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받아 공급한다. 현재 수도권에서만 총 12개의 전철 변전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3곳은 공사중, 2곳은 설계 단계에 있다. 이들 변전소 지역 모두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이지만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신분당선은 한전으로부터 15만4000V를 공급받아 운영되고 청량리도 마찬가지로 15만4000V를 공급받게 된다. 현재 운영중인 전기 공급설비와 향후 GTX-C, B 노선에 사용할 변전소와 방식이 똑같기 때문”이라며 “변전소가 지하4층에 있는데 청량리 변전소도 지하4층 높이에 주변압기가 있어 현재에 있는 신분당선 변전소와 향후 건설될 청량리 변전소가 동일한 것으로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