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진 SK하이닉스 부사장 "패키징 기술, 반도체 패권 핵심"

최우진 SK하이닉스 P&T 담당 부사장, 자사 뉴스룸 인터뷰
"기능·크기 등 고객 원하는 성능 갖춘 시그니처 메모리 집중"
  • 등록 2024-04-11 오전 10:24:55

    수정 2024-04-11 오후 7:12:55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P&T(Package & Test) 기술 혁신은 반도체 패권 경쟁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최우진 SK하이닉스 P&T 담당 부사장은 11일 자사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고성능 칩 수요가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우리는 첨단 패키징 기술로 최고 성능의 메모리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P&T는 반도체 후공정을 맡은 조직이다.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를 가져와 제품 형태로 패키징을 하고 고객 요구에 맞게 동작하는지 테스트를 하는 역할을 한다. 최 부사장은 지난 30년간 메모리반도체 패키징 연구개발에 매진했고, 지난 연말 P&T 조직의 수장으로 부임했다.

최우진 SK하이닉스 P&T 담당 부사장이 자사 뉴스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최 부사장의 설명대로 패키징은 칩을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존 역할을 넘어 차별화한 제품 성능을 구현하는 주요 기술로 급부상했다. TSV(Through Silicon Via·수직관통전극), MR-MUF 등 첨단 패키징 기술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기술로 쓰이는 등 그 위상이 달라졌다.

TSV는 D램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칩들을 수직관통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을 말한다. MR-MUF의 MR은 적층된 칩 사이의 범프를 녹여 칩끼리 연결하는 기술이고, MUF는 적층된 칩 사이에 보호재를 채워 내구성과 열 방출 효과를 높이는 기술이다.

최 부사장은 최근 SK하이닉스(000660)의 미국 인디애나주 패키징 생산시설을 설립 계획 발표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다. 미국 패키징 공장은 본사에서 전공정을 마친 HBM 웨이퍼를 가져와 완제품을 생산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개발 협력을 이어가는 공간으로 운영한다. 그는 “현재 팹 설계와 양산 시스템을 구체화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연구개발(R&D)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면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최 부사장은 또 AI 메모리를 혁신하기 위해 ‘시그니처 메모리’(Signature Memory) 개발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다양한 기능, 크기, 형태, 전력 효율 등 고객이 원하는 성능을 갖춘 시그니처 메모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HBM 성능의 키 역할을 하는 TSV, MR-MUF 등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메모리와 비메모리 등 이종간 결합을 도와 새로운 반도체 개발에 기여할 칩렛(Chiplet),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등 다양한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칩렛은 칩을 기능별로 쪼갠 후 각각의 칩 조각을 하나의 기판 위에서 연결해 반도체의 이종간 결합·집적을 돕는 기술을 뜻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더 높은 대역폭과 고용량을 구현하기 위해 칩과 칩 사이를 범프 없이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최 부사장은 “3차 세계 대전에 비유될 정도로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거침 없는 도전을 당부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이때 한계 없는 도전은 더 큰 의미를 가진다”며 “항상 성능, 수율, 원가 경쟁력 등 모든 영역에서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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