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뒤 바로 귀가” 요청했지만…나들이객 ‘북적’

투표 마친 시민들, 포근한 날씨 속 휴일 맞아 나들이
공원마다 상춘객으로 빼곡…“공원은 안전” 주장하기도
방역당국 “재확산 우려…절대 방심해선 안 되는 상황”
  • 등록 2020-04-15 오후 5:20:53

    수정 2020-04-15 오후 5:20:53

[이데일리 박순엽 공지유 하상렬 기자] 섭씨 20도까지 오르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자 서울 시내 곳곳은 휴일인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일을 맞아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로 북적였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투표 후 바로 귀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스크를 벗은 채 봄기운을 즐겼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하며 절대 방심해선 안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후 봄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공지유 기자)
“실내보다 공원이 안전해”…봄기운 쐬러 나와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정부에선 여전히 ‘감염 방지를 위해 2m 이상 거리를 두라’는 지침을 권고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투표소를 찾고, 나들이 명소로 몰리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무력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4일 “투표 권리를 꼭 행사하되 투표 후엔 곧바로 귀가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날 일부 시민들은 정부 요청을 무시한 채 휴일을 맞아 가족·연인·친구들과 함께 서울 시내 공원을 찾아 여가를 보냈다. 이날 오후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도 돗자리를 편 상춘객들이 빼곡했다. 공원 측이 그늘막 텐트 설치를 금지하고 있지만, 텐트를 친 이들도 여럿 있었다. 텐트 금지 안내 방송이 나오자 몇몇은 “우리 뉴스에 나오는 것 아니냐”며 웃기도 했다.

투표를 마치고 공원을 찾은 이들은 카페 등 실내 공간보다 안전해 공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고교생 천모(18)양은 “첫 투표를 마치고 친구들과 기념으로 한강 공원을 찾았다”며 “공원에 돗자리 하나 깔고 노는 게 카페에 있는 것보다 훨씬 안전한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학생 이모(20)씨도 “오늘은 사이버 강의가 다 쉬는 날이라 대학 동기들과 놀러 나왔다”며 “딱히 코로나19가 무섭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혹시 모를 감염에 걱정하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공원 앞을 지나가던 김모(57)씨는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과 다르게 코로나19 걱정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며 “한강 공원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걸 처음 보는데, 이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퍼질까 걱정된다”고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공원으로 들어오는 도시철도 여의나루역이나 먹을거리를 구매하는 매점 앞엔 사람들이 몰려 다른 사람과의 거리가 지켜지지 않았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시민들이 봄날씨를 즐기며 야외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투표소에선 ‘거리 두기’…정부 “방심은 금물”

인근 선유도 공원에도 봄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몰려든 건 마찬가지였다. 공원 내엔 수시로 “공원 방문을 자제하고, 방문객은 마스크 착용, 2m 간격 유지, 실내·정자 이용 금지를 지켜달라”는 방송이 흘러나왔지만, 마스크를 벗은 채 다니는 시민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두 아이와 나온 정모(44)씨는 “사전투표를 하고 휴일을 맞아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공원을 찾았다”며 “실내는 위험하지만, 여긴 실외니까 아이들과 바람을 쐴 겸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투표소에선 대개 정부가 권고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는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투표소에 방문한 시민들은 1m 이상 거리를 두고 차례를 기다렸다. 일부 투표소에선 사람이 갑자기 몰려 간격이 좁혀지기도 했지만, 곧 투표 사무원들이 나와 안전거리를 지켜달라며 주의를 당부하자 다시 간격을 두고 줄을 섰다. 이에 시민들도 스스로 “거리를 두고 줄을 서자”고 말하며 서로 지침을 지키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최근 국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절대 방심해선 안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한 싱가포르 사례를 들며 “신규 확진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해외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과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노원구에 마련된 상계1동 제6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