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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의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다른 기업들이 선점하기 전에 소규모 리튬 광산에 대한 독점적 접근 권한을 얻기 위해 칠레, 아르헨티나, 캐나다 퀘벡, 미국 네바다 등지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에 공급되는 리튬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리튬 광산 개발을 위해 올해 1월 캐나다 리튬 채굴업체인 리튬 아메리카스에 6억 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GM은 지난해 자국 리튬 채굴업체인 리벤트와도 남미 광산에서 리튬을 공급받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포드 역시 지난 5월 미국 앨버말, 칠레 SQM, 캐나다 네마스카리튬 등 다수의 업체들과 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또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 리오 틴토와도 계약을 체결해 아르헨티나에서 리튬을 채굴할 계획이다.
특히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전환을 시도하는 업체들과 달리 처음부터 전기차 제조업체로 출발한 테슬라와 비야디(BYD) 등은 이미 배터리 핵심원료의 자체 공급망을 구축했다. 중국 업체들은 대규모 정부 지원까지 받고 있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원료에 대한 안정적인 확보, 즉 독자적인 공급망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대다수 내연차 업체들은 아직 명확한 리튬 공급망을 구축하지 못했다. GM의 배터리 원료 확보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샴 쿤저르는 “향후 10년 동안 우리의 목표를 지원할 수 있는 공급망이 확립되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NYT는 “업계 경영진들은 충분한 리튬을 확보하지 못하고 몇 년이 지나면 경쟁업체들을 결코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보고, (조기에 리튬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개발 중인 모든 리튬 광산에서 채굴이 시작되면 리튬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직접 리튬 채굴에 나선 업체들이 결과적으론 더 많은 비용을 쓰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리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리튬 매장량이 풍부한 국가들은 리튬 광산에 대한 국유화를 시도하거나, 해외 투자자들이 자국 기업들과 합작하는 경우에만 리튬 채굴을 허용하는 등 채굴을 제한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카르텔 성격의 국제기구 설립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