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8시 45분쯤 집행관이 집행 내용을 확성기로 고지했지만 상인들이 호루라기를 불면서 고지 내용을 방해했다. 수협 관계자는 “남은 상인 270명 가운데 70명은 협상을 거부했다”며 “남은 상인 가운데 명도소송이 완결된 곳을 집행할 것”이라며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현장에 나선 한 집행관이 “명단에 있는 사람들 연락 안 되면 9시에 진입 하자”고 말하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9시쯤 시장 내부로 들어가려는 철거 집행 인원과 이를 막아선 상인들이 충돌하면서 몸싸움이 격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람들은 물병을 던지거나 욕설을 하고 집행관들의 안경을 빼서 던지기도 했다.
30분간의 몸싸움 끝에 집행관들과 수협 직원들이 현장에서 철수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수협 관계자는 “집행관들이 9시 30분에 철수했고 오늘과 내일 추가적으로 명도 집행할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수협이 구(舊)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명도소송 승소에 따른 강제집행에 나서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수협 측은 2016년 현대화시장 개장 이후 2년 넘게 ‘두 집 살림’을 해온 수산시장을 더는 방치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반면 상인들은 “전통시장 강제집행은 유례없는 일이다”며 무력 충돌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수협은 “법원 판결에 따라 구시장 불법점유자에 대한 강제집행을 벌이는 한편 입주를 희망하는 상인은 신시장으로 입주할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철거하겠다는 의미다.
|
노량진 수산시장 관계자는 “아무리 법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해선 안 된다. 30~40년 동안 지켜온 구시장을 시민의 시장으로 복원해 나가야 한다”며 “많은 재래시장이 현대화라는 명목으로 쫓겨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강제 집행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2004년부터 수산물 유통체계 개선을 위한 국책사업으로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에 착수했다. 건립된 지 48년이 지나 노후화된 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철거하고 신시장을 개장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2016년 3월 신시장이 개장됐지만 일부 상인들은 목 좋은 상권을 잃는다며 상점 이전을 거부했다. 수협·서울시 등이 50여 차례 협상에 나섰지만 이들은 ‘구 수산시장 존치’를 요구하며 불법 점거를 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