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최근 3개월 새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70조원 가까이 감소한 데 이어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상장기업도 15곳 줄어든 273곳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시총은 연초 469조 2249억원에서 3월말 415조4968억원으로 올해 1분기에만 53조 7280억원(11.5%) 상당 줄었다. 다만 KB금융지주와 현대중공업 등 시총이 같은 기간 2조원 가까이 늘어난 상장사도 있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3일 ‘2022년 1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조사 대상 주식종목은 우선주를 제외한 2470곳이고, 올 초(1월 3일)와 3월 말(31일) 시가총액과 주가 변동 현황 등을 비교해 살펴봤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참고해 분석이 이뤄졌다.
조사 대상 주식종목 2470곳의 올해 연초 전체 시가총액은 2580조2536억원으로 집계됐으며 3월 말에는 2511조 3712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시총이 68조8824억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1월초 신규 상장된 회사들의 시총 금액을 제외할 경우 3월 말 기준 전체 시총 규모는 2405조원 수준으로, 올 1분기에만 174조원(6.8%) 넘게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주식종목 중 올 1분기에 시총이 상승한 종목은 1042곳(42.2%), 하락한 곳은 1327곳(53.7%)으로 구분됐다. 101곳(4.1%)은 시총 변동이 없거나 1월초 이후 신규 상장된 곳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주가 하락 등으로 시총이 떨어진 기업이 더 많았다.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주식종목의 경우 1월초 288곳에서 3월말 273곳으로 3개월 새 15곳 감소했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최근 3개월 새 53조원이 넘는 시총이 사라졌고,
크래프톤(259960)(9조 54억원↓),
SK하이닉스(000660)(7조 6440억원↓),
현대차(005380)(6조 4100억원↓),
LG화학(051910)(6조 709억원↓),
네이버(035420)(5조 8237억원↓), 삼성바이오직스(5조 5578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5조 5305억원↓) 등은 5조원 넘게 시총이 쪼그라들었다.
시가총액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곳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시총 덩치가 1조원 이상 커진 곳도 12곳으로 파악됐다. 이들 12곳 중에서도 상위 TOP 5에는 금융지주사가 4곳이나 이름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KB금융지주(105560)는 1월초 22조9942억원 상당 시총이 3월말 25조 2772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외에도
신한지주(055550)와
하나금융지주(086790),
우리금융지주(316140)의 시총 규모가 1조원 넘게 불어났다.
현대중공업(329180)도 올 1월초 8조 6643억원에서 3월말 10조 6084억원으로 1조 9441억원 상당 늘어나 시총 규모가 높아진 TOP 5 종목군에 포함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올 1분기 주식시장은 해운(Shipping)과 금융(Finance)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S·F’종목은 주가 상승 등으로 시총 규모도 커진 곳이 많아졌다”면서도 “국내 주식 시장에서 중요 포지션을 차지하는 정보통신(IT), 화학(Chemical), 전자(Electronics) 등 ‘I·C·E’ 주식종목은 올 1분기에 다소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