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TV 채의석 PD] 매일 새벽 6시, 서울 명동 프라임타워 22층에 위치한 이데일리TV 그래픽/OAP팀에 방송 스태프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원고를 든 앵커와 PD들이 그래픽 디자이너와 생방송에 들어갈 그래픽을 상의하고, 문자 그래픽 자막을 의뢰한다. 앵커와 PD, 기술 스태프들도 바쁘게 뛰어다닌다. 단 1초라도 먼저 만들어져야 점검과 확인을 거쳐 방송사고 없이 송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방송 5분전, 방송 원고와 자료영상 등이 완성되면 생방송에 쓸 자막을 송출기를 통해 화면에 입혀본다. 최종적으로 오타를 확인한다.
뒤늦게 작성된 방송 원고를 든 앵커와 캐스터들은 그래픽 디자이너 뒤에서 초조하게 제작과정을 지켜보기도 한다. 그래픽이 어떻게 디자인되고 표현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분위기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마다 급박하게 벌어지는 그래픽/OAP팀의 풍경이다.
TV영상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영상에서 쓰이는 글자 표현은 이미 우리들의 눈에 익숙해졌다. 고선명, 고화질의 HDTV를 중심으로 발전되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영상 표현양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메시지의 압축된 전달을 위해 타이포그래피의 새로운 역할을 요구한다. 특히 다채널 시대에 그 채널만의 독특한 시각적 특징을 잘 살려주는 개성적인 화면은 시청자들이 변화된 환경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한다.
‘영상’이 곧 ‘생활’인 요즈음 컴퓨터그래픽, CG이라는 용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그만큼 우리 실생활 가까이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영화는 물론 웹, 게임, 방송 분야 등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방송에선 그 중요성이 점증되어 프로그램 타이틀이나 자막, 로고, ID 등 방송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사람이 직접 출연하거나 실제 영상으로 처리할 수 없는 그림, 문자 등 많은 그래픽이 TV화면을 메꾼다. 시청자들은 그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하지만 영상과 원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화면의 정보력을 높이면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우려면 그래픽의 존재는 가히 절대적이다. 이데일리TV 같은 증권 경제채널에선 더욱 그렇다.
심인호 그래픽/OAP팀장은 “이데일리TV가 8년전 개국 당시엔 3명이었는데 지금은 8명으로 늘었죠. 많지 않은 인원이지만 이데일리TV의 생방송 13~14시간과 사전 제작물 3~4시간 등 전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심 팀장은 “그래픽/OAP팀은 무엇보다 기술적 숙련도 보다는 창의성과 화면 구성력, 영상감각이 중요하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PD 및 기술 스태프와도 꾸준히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OAP는 On-Air Promotion의 약어로 채널의 각종 디자인과 효과 등을 다루는 분야를 일컫는다. 화면 상단에 뜨는 채널 로고부터 로고의 변환, 프로그램 타이틀 영상, 이어서(다음 프로그램 소개), 예고편 , 프로그램 중간 중간 들어가는 영상물(필러) 제작 등을 담당한다. 특히 OAP는 일일이 그림을 그려야 하는 작업이므로 시간이 많이 걸리며 여러 장의 그림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1장 그리는데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30장 이상이 모여야 겨우 1초 정도의 컴퓨터그래픽 영상이 나오는 것이다. 그만큼 꾸준한 인내력도 필요한 분야이다. 단순 작업에서 매우 전문적인 분야까지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그야 말로 ‘전천후’가 되어야 한다. 컴퓨터의 각종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도 섭렵해야 한다.
방송프로그램에서 제목, 출연자 이름, 관련 내용, 스크롤 등 매우 다양한 자막들을 접하게 되는데, 바로 이러한 글자들을 디자인하고 만들어 내는 사람을 ‘타이틀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한다. CG(보통 Computer Graphic의 약자로 쓰이지만, 문자발생기를 가리키는 Character Generator를 말하기도 한다)를 이용하여 프로그램 분위기에 맞는 글씨체와 모양 등을 만드는 일을 한다.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살리는 매우 중요한 분야이고, 어떻게 보면 프로그램의 얼굴이기도 하다. 이데일리TV의 안소연 그래픽디자이너는 “방송 그래픽 분야도 예전과는 다르게 인터랙티브 그래픽, 증강현실, 온에어 그래픽 등 실시간 첨단 미디어를 이용한 다양한 컨텐츠를 도입하는 추세”라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관심을 끌기 위해선 앞으로도 더욱 그래픽 디자인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대로 만들어진 방송 프로그램은 독창성과 함께 늘 새롭게 변화하는 시청자의 감성을 잘 읽어 내고, 그들과 공감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방송 그래픽 또한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형성되고,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새롭게 창출되고 시간이 갈수록 그 역할과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자막으로 인해 즐겁기도 하고 방송의 트렌드로 제시되기도 한다. 전문가 수준인 이데일리TV의 박미경 그래픽디자이너는 그런만큼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끈기 있는 체력도 중요하겠지만, 그래픽을 함축적 이미지로 만들어 내는 일이 관건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우선시 되어야하고, 방송과 관련되어 도움 될만한 서적과 활용사례 및 용어 공부를 통해 부지런히 식견을 넓혀야 한다.”고 앞으로 그래픽 분야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
방송콘텐츠의 흐름과 변화에 대한 이해와 분석, 평가와 벤치마킹 등 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방송 그래픽.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방송 산업의 발전 속에 이데일리TV의 방송 그래픽 또한 무한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