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생산자물가 '역대 최고'…세계 경제 덮친 인플레 공포

미국 10월 PPI, 전년비 8.6%↑ '역대 최고'
기업發 인플레, 소비자 판매가격 더 올린다
'물가 부담' 연준, 테이퍼링 속도 더 높일듯
'세계의 공장' 중국 10월 PPI 13.5% 치솟아
산업 침체 겹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점증
  • 등록 2021-11-10 오후 2:18:00

    수정 2021-11-10 오후 9:25:29

(사진=AFP 제공)


[뉴욕·베이징=이데일리 김정남 신정은 특파원] 세계 경제를 이끄는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도매물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공급망 붕괴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겹치면서 기업발(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급등)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물가 부담 연준, 테이퍼링 속도낼듯

9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6%를 기록했다. 노동부가 2010년 11월 관련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다. 특히 에너지(42.4%), 식료품(10.5%) 등 상품 물가가 1년 전보다 크게 뛰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력 부족이 만연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진 악영향을 받은 것이다.

전월과 비교한 PPI 상승률은 0.6%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0.6%)와 비슷했다. 0.5%를 기록했던 9월보다는 높아졌다.

10월 PPI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절대 기준으로 보면 우려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월과 비교한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하고 있는 데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를 찍으면서 ‘기저효과’를 무색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주장했던 이들의 주요 근거 중 하나가 수요가 워낙 적었던 지난해 중반까지와 비교한 물가 상승률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기저효과였는데, 올해 9월께부터는 이마저도 사라졌다. 근래 물가 폭등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PPI는 생산자의 판매 가격에 의한 물가지수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소매물가라고 하면, PPI는 도매물가 격이다. 이날 PPI가 고공행진을 한 데 이어 10일 나오는 10월 CPI 상승률은 5.9% 급등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커질 수 있는 수준이다.

기업이 인플레이션 부담을 느끼면 소비자 판매가격에 전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순환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 오버슈팅은 갈수록 악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물가당국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추후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졌다. 연준은 최근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11~12월 두 달에 한해 월 150억달러의 채권 매입을 줄이는 테이퍼링을 발표했다. 연준은 통화정책성명을 통해 “필요할 경우 (테이퍼링 속도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올해 말 경제 상황을 본 후 내년부터 채권 매입량을 늘릴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시장은 치솟는 물가 탓에 테이퍼링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쪽에 기울어 있다. 씨티그룹은 “(채권 매입) 축소 폭을 150억달러에서 225억달러로 늘려야 할 것”이라며 “내년 4월까지는 양적완화(QE)를 종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고 폭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세계의 공장’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더 심각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PPI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13.5% 급등했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25년 만의 최고치다. 9월 기록했던 당시 사상 최고치(10.7%)를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시장 전문가 전망치(12.4%) 역시 상회했다. 중국의 PPI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중국 PPI는 올해 들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5월 9.0%, 6월 8.8%, 7월 9.0%에 이어 8월 9.5%에 이어 9월부터 2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급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PPI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탄채굴 업종의 출고가가 전년 동월 대비 103.7% 치솟았다. 석유·천연가스 채굴(59.7%), 석유·석탄 등 연료 가공(53.0%), 철·합금을 뜻하는 흑색금속(17.2%), 화학원료(31.5%) 등이 크게 올랐다. 둥리쥐안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국제적인 외부 요인과 국내 주요 에너지·원자재 공급 부족 현상이 겹쳐 PPI 상승률이 일부 확대됐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강하게 일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기준선 50 이하로 떨어졌다. 세계의 공장이 정체하고 있다는 의미다. 레이먼드 영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산업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들어갔음을 분명히 볼 수 있다”며 “산업 부문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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