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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이시바 시게루(67) 자민당 총재가 1일 일본의 102대 신임 총리 자리에 올랐다. 일본 총리 교체는 2021년 10월 이후 약 3년만으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이날 오전 물러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국회는 임시회의를 소집해 제102대 총리로 이시바 시게루 선출 절차를 밟았다. 지난달 27일 자민당 신임 총재에 당선된 그는 이날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각각 과반 표를 얻었다. 내각제인 일본은 집권여당 총재가 의원 지지를 얻어 총리직을 겸임한다. 아울러 이날 나루히토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새 내각이 출범했다.
이시바 총리는 12선 의원으로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방위상 등을 지냈다. 그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으며, 일본의 전쟁 책임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다른 자민당 내 온건파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이시바 집권 기간에도 윤석열 대통령과 전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구축한 양호한 한일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눈길을 끄는 건 방위상 출신 인사가 4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이시바 총리를 비롯해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나카타니 겐 방위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다. 일본 방위상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방부 격으로, 이시바 총리가 군사전문가인 만큼 관련 인맥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평가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시바는 국방족 대표 격으로, 당내 인맥이 빈약하다”며 “자신과 개인적 친교가 있는 의원을 기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북한 문제 등 우리나라와 안보 외교분야 교섭을 하게 될 외무상에 오른 이와야 다케시는 2018년 12월 한일 초계기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방위상을 지낸 인물이다. 다음해 퇴임을 앞두고 그는 “안보에 있어 한일·한미일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며 협력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국정 전반에 있어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며 “도망가지 않는 내각, 수행하는 내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기자회견에선 “새 정부는 가능한 한 빨리 국민의 판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의원 해산 의사를 밝혔다. 중의원은 10월 9일 해산하며, 중의원 선거 투표는 10월 2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