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집중한다더니…헝다, 전기차 사업부 일부 매각

헝다자동차 보유 英 기업 ‘프로틴 일레트릭’ 매각
바퀴 안에 모터 다는 인 휠 모터 기술 보유 기업
유동성 위기에 자산 매각 추진하나 줄줄이 실패
전망성 있는 전기차 자회사 매각 현실화 우려도
  • 등록 2021-11-04 오전 11:23:28

    수정 2021-11-04 오전 11:23:28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헝다그룹(영어명 에버그란데)이 전기차 자회사 일부 사업부문을 영국 기업에 매각했다. 부동산 사업에서 전기차 사업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한다고 발표한 것과는 거리가 있는 행보다. 채무 상환을 위해 유동성이 필요한 만큼 알짜 사업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헝다그룹 로고(사진=AFP)
4일 블룸버그통신은 헝다그룹의 전기차 자회사인 헝다신에너지자동차그룹(이하 헝다자동차)이 영국 전기차 업체 베데오에 계열사 ‘프로틴 일렉트릭’을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각 대금은 알려지지 않았다. 헝다자동차는 2019년 프로틴을 5800만달러(약 684억원) 인수했다.

프로틴 일렉트릭은 전기 자동차 및 자율 주행 차량에 사용하는 인 휠 모터(바퀴 안에 모터를 다는 방식)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영국, 중국, 미국에 걸쳐 약 15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200개 이상의 특허를 갖고 있다. 혼다의 F-1 차량 엔진을 설계한 엔지니어 앤드류 화이트헤드가 최고경영자(CEO)로 재직 중이다.

앞서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은 회사의 주력 사업을 부동산 개발에서 전기차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헝다그룹은 최근 달러화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 상황에 처했으나 유예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이자를 모두 지급해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헝다는 중국 당국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강력히 규제하는 만큼 성장성이 없는 부동산 대신 세계적으로 대세가 된 전기차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헝다자동차의 사업부 일부를 매각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유동성 위기가 아직 완전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헝다그룹은 오는 11일에도 1억4800만달러(약 1770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한 빌딩을 포함해 다양한 자산 매각에 나섰지만 인수자를 찾기 어렵단 점이다. 지난달 헝다그룹은 약 2조원에 달하는 홍콩 본사 건물을 중국 국영기업 웨슈부동산유한공사에 매각하려 시도했으나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어 허성촹잔그룹(홉슨디벨롭먼트홀딩스)에 헝다물업 주식 51%를 26억달러(약 3조원)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광둥성 정부의 반대로 보류됐다.

이에 따라 헝다그룹이 본격적으로 전기차 생산에 들어갈 때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헝다자동차는 아직까지 전기차 완제품을 출시한 적이 없다. 헝다자동차는 내년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헝츠5’를 내놓는단 입장이지만, 유동성 확보를 위해 헝다자동차 자체를 매각할 것이란 시각도 여전히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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