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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 미국이 시리아처럼 북한에 선제타격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휴전 상태인 남북 관계에서의 선제공격은 국제연합(유엔) 협정 위반이라는 점에서 대의명분이 떨어지는 데다 현실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SCMP는 15일 ‘미국이 시리아와 달라 북한을 공격할 수 없는 다섯 가지 이유’란 기사를 통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 선제공격을 감행할 순 없으리라 전망했다.
SCMP가 내세운 가장 큰 이유는 명분이다. 한국전쟁은 문서 상 1953년 7월27일 이후 64년째 휴전 상태이기 때문에 미국의 선제공격은 곧 미국의 유엔협정 위반을 뜻한다. 협정 당사국인 중국은 물론 전 세계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핵위협이 아니더라도 중국과의 전면전이란 부담에 직면한다. 북·중 양국은 1961년 상호 방위 조약을 맺은 동맹 관계다. 둘 중 한 나라가 제삼국의 침공을 받으면 상대국은 군대를 포함한 지원 의무가 있다. 이 조약은 두 번 연장돼 2021년까지 유효하다.
마지막으로 북한 주위 동맹국 역시 전면전에 대한 우려 탓에 이를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수도 서울은 휴전선과 불과 40㎞ 떨어져 있고 북한의 선제타격 땐 미국의 전면적인 지원에도 최소 24~48시간 동안 이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란 게 미군 전문가의 분석이다. SCMP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이 처음 핵무기 개발에 나선 1994년 영변 원자로에 대한 폭격을 진지하게 고려했으나 그 파장이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최대 규모가 되리란 군 당국의 전망에 이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SCMP는 중국 거대 IT기업 알리바바가 소유한 홍콩 언론사다. 중 정부의 간접 영향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계 언론인 SCMP가 미국의 선제공격을 반대하고 대화를 주장하는 중국 정부 측을 대변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SCMP는 그러나 홍콩 독립이나 반정부 인사 인터뷰 등 중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해 온 만큼 현실적인 분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