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최근 소셜미디어의 ‘숏폼’(1분 이내 짧은 영상)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데 숏폼을 시청하다보면 강력한 중독증상을 느낀다는 경험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숏폼은 중독증상을 유발하는지, 실제로 유발한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사진=MBC ‘나 혼자 산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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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A. 최근 숏폼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이용자들이 많습니다. 연예인도 예외는 아니죠. 여자 가수그룹 에이오에이(AOA) 출신의 배우 김설현(29세)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하루 11시간 숏폼을 시청하는 모습을 보여줘 화제가 됐습니다.
| 모바일 기기에 설치된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앱) 예시(사진=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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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지만, 점차 중장년층으로 이용자층을 확대하는 모습입니다. 숏폼 콘텐츠 제작과 업로드, 공유 등을 지원하는 플랫폼은 유튜브와 틱톡·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이 있는데요. 이를 통한 국내 이용자의 숏폼 소비 시간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이미 지난해 기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 시간을 훌쩍 넘겼을 정도입니다.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작년 8월 국내 이용자 1인당 월평균 숏폼 사용 시간은 46시간29분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내 안드로이드·애플 운영체제(iOS)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입니다. 같은 기간 OTT 플랫폼 이용 시간은 월평균 9시간14분에 그쳤습니다. 숏폼 중독증상이라는 말이 생긴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숏폼은 호흡이 긴 영상인 ‘롱폼’에 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빠르고 반복적으로 전달합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보면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행복감이나 쾌락을 느끼도록 해주는데요. 숏폼 시청으로 단시간 고강도 자극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은 숏폼을 쉽게 끊을 수 없게 됩니다. 이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꼽은 올해 키워드 ‘도파밍’(도파민+파밍·farming·수집)의 대표 사례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를 지낸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다수 플랫폼은 이용자가 숏폼 콘텐츠를 보기 시작하면 후속 콘텐츠를 끊임 없이 계속 보여주는 방식을 활용 중”이라며 “짧고 강렬한 자극이 여러 번 계속되면 중독성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주현 한국뇌연구원 박사도 “숏폼은 마약에 비해 약한 자극으로 분류되지만, 짧은 시간 높은 빈도로 도파민 분비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중독현상을 충분히 일으킬 수 있다”면서 “숏폼 등 영상 콘텐츠를 접하지 못하면 기분이 나빠지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중독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공감을 표했는데요.
숏폼 중독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유튜브는 아동·청소년(13~17세) 대상 보호 대책을 강화했습니다. 2018년부터 지원하기 시작한 취침시간 및 휴식시간 알림 기능을 작년 11월부터 더 눈에 띄는 방식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이용자에는 영상 자동재생 기능이 비활성화된 상태를 기본 설정으로 제공 중입니다. 틱톡도 이달 기준 연령층별 안전 대책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청소년(14~17세)을 상대로 실시간 방송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으며, 일일 시청시간 60분이 지나면 보호자가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플랫폼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숏폼 플랫폼을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방책 마련에 시간이 좀 걸릴 전망입니다.
다만 해외 플랫폼들의 이같은 대응은 회원가입시 생년월일을 임의로 입력할 수 있어 완벽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어린 연령층이 이용자가 나이를 속이고 성인인 척 가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 내에서는 자녀들에게 지속적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성인들의 경우 스스로 콘텐츠 이용을 자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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