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의 투자전략)(상)깊어지는 환매 고민...어떻게 하나

펀드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환매 신중히 결정
환매여부는 펀드가입 초심으로..환매결정 땐 분활환매를
  • 등록 2006-01-23 오후 5:21:29

    수정 2006-01-23 오후 7:13:58

[이데일리 지영한 배장호기자] 설마하던 펀드 환매 문제가 결국 현실이 됐다. 겉잡을 수 없이 속락하는 펀드 수익률 앞에서 애써 눈을 감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펀드 주도의 수익률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3일 "절대금액만을 놓고 본다면 23일 증시에서도 투신권은 1조원에 가까운 현물을 매수했다"며 "지난해 70%대의 펀드수익률을 누렸던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환매 유인이 크지만 이후 가입자들은 더 지켜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주도 수익률게임 "아직 안 끝났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펀드 대량 환매는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지난해 초부터 깊은 조정때마다 나타나던 펀드자금 대량 유입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번 조정을 단순히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 정도로만 보지는 않고 있다는 얘기다.

강 연구위원은 "자산운용사들이 공격적인 현물 매수를 통해 시장을 필사적으로 떠받치려고 하고 있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그동안 풍부한 주식형펀드 매수 여력에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이러한 상승장이 다시 펀드 유동성을 불러오는 선순환 구조가 다소 꼬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펀드의 자금 유입 흐름만 놓고 본다면 아직은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강 연구위원에 따르면 올 1월만 해도 현재까지 거의 6조원의 주식형펀드 잔고가 늘었다. 이 중 펀드 결산에 따른 재평가액 1조5000억원을 빼더라도 4조5000억원의 주식형 자금이 들어왔다. 강 연구위원은 이중 1조5000억원 정도가 적립식펀드 자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 연구위원은 "1300선을 전후로 한 현재 지수대가 적립식펀드 자금이 사상 두번째로 많이 몰려들어온 구간으로 적립식펀드 계좌 100계좌 중 13개 정도가 마이너스가 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후 지수 방향성에 따라 본격 환매로 이어질 지, 아니면 기관이 주도력을 회복할 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매 결심했다면 "어떻게"

주식형펀드 환매를 결정한 투자자라면 과연 어떻게 환매하는 것이 현명할까. 환매도 기술적으로 해야 그나마 손실을 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환매 문제에 대해 단기 타이밍 위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지적한다. 자산운용사 한 임원은 "직접 주식매매와 달리 펀드는 가입과 환매가 신청 후 3일 후 종가를 적용받기 때문에 단기 급락을 보고 환매 타이밍을 잡아봤자 수익이나 손실을 스스로 확정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다만 "지난해 지수 1300대 이전에 가입해 여전히 수익이 나고 있는 펀드의 경우 분할 매도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분할 매수가 투자 위험을 분산시키듯 분할 환매(부분 환매)도 동일한 논리로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가 가입한 펀드가 우량주에 주로 투자하는 것인지 단기 수익률 위주의 중소형주펀드인지를 구분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형우량주에 투자한 펀드는 주가 급락하더라도 지수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덜 떨어지고, 다시 반등할 때는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며 "향후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투자자라면 대형우량주펀드는 오히려 분할 매수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매결정 여부는 초심으로 결정해야"

박미경 한국증권 PB본부 마제스티클럽 부장의 경우엔 "일률적으로 펀드의 환매를 초심을 부추키거나, 반대로 펀드보유를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 "펀드환매 여부는 투자자 자신이 처음 세웠던 계획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예를들어 목표한 수익률을 낸 상태이고, 향후 전망을 비관적으로 본다면 단계적으로 환매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장기적으로 승부를 건다면 최근 증시급락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나누어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것.   

박 부장은 따라서 "초심(初心)을 잃지 말라"고 조언했다. 펀드환매 여부는 초심으로 결정하라는 것. 만약 가입 당시 세운 목표를 달성했다면 환매를 하되, 계획한 투자기간이 남아있는 경우라면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것이 박 부장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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