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1년 넘게 생활하면서 화처(火車·중국의 열차)를 자주 이용하게 되는데 한국 못지않게 열차 예매부터 탑승까지 인프라가 잘 구성된 점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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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중국의 열차는 중국 철도국의 공식 앱인 ‘12306’이라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앱에서만 열차를 예매하는 건 아니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위챗)이나 중국의 여행 플랫폼 등에서 자유롭게 열차를 예매할 수 있다.
12306이 아니더라도 웨이신에서 열차를 예매하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열차 예매에 성공했다’는 내용의 문자가 온다. 해당 문자에 담긴 링크를 누르면 12306의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각 플랫폼에서 열차를 예매하면 해당 정보가 12306으로 전송돼 통합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23일 베이징에서 상하이로 가는 열차를 예매했다. 참고로 중국 열차는 △까오티에(시속 300km급 고속열차) △동처(시속 200km급 고속열차) △터콰이(특급열차) △콰이처(급행열차) 등 속도에 따라 등급이 구분됐다. 넓은 땅을 수십시간 열차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침대 열차도 보편화됐다.
열차표를 산 후 예매에 성공했다는 문자가 왔다. 문자 내 링크를 클릭하니 베이징남역에서 오전 6시 10분에 출발해 오후 12시 9분 상하이홍치아오역에 도착한다는 내용이 간단한 그래픽으로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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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성 지역 출장을 갔다가 오는 길에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열차를 타기 전 맥도널드 앱을 통해 햄버거를 주문했더니 다음 정차역에서 승무원이 직접 좌석으로 주문한 햄버거를 가져다줬다. 열차 예매뿐만 아니라 기차역의 음식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다.
중국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경우 기차역만 3~4곳에 달하지만 주말이나 연휴 땐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중국인들은 물론 가뜩이나 중국어에 서툰 외국인 입장에선 앱을 통해 간단히 예매함으로써 현장 예매의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온라인 예매가 되지만 KTX나 수서고속철도(SRT)를 예매하려면 각자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통합 관리가 되진 않는다. 중국에선 어디서나 열차 예매를 할 수 있고 정보도 통합 관리되는 셈이다.
통합 플랫폼 예매와 탑승 과정에서 나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어떻게 다뤄질지는 알 수 없다는 게 이곳의 현실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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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은 이달 28일부터 시작하는 춘절(음력 설)을 앞두고 준비에 한창이다. 춘절 연휴 기간 열차 예매는 한국만큼이나 예매 전쟁이 펼쳐진다. 이럴 때일수록 12306 같은 앱의 적절한 활용이 필요한 듯하다.
최근 한 중국 매체는 춘절 연휴를 앞두고 예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우선 12306 같은 앱에서 표를 구매하기 전 미리 로그인하고 열차 출발지와 목적지 범위 등 구매 정보를 미리 입력하는 것이 좋다고 매체는 전했다. 열차 요금을 선불로 미리 지급하고 만약 첫 예매에 실패했다면 대기표를 구매해 취소표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온라인 밈으로도 활용되는 ‘오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차용한 시리즈입니다.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