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리 시인 '그대' 첫 구절로 떠나는 마음 표현한 한승희 국세청장

28일 퇴임식 갖고 28년 국세공무원 생활 마무리
"납세자와 국민 입장서 생각하고 역지사지 해달라"
  • 등록 2019-06-28 오전 10:56:14

    수정 2019-06-28 오후 1:13:41

한승희 국세청장이 28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꽃.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을의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 눈입니다.”

한승희 국세청장이 28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28년 동안 몸담았던 국세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하는 마음을 평소 자신이 좋아한다는 정두리 시인 ‘그대’의 첫 구절로 표현했다.

한 청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감사합니다. 정말로 고생하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세청장으로서 공감과 소통, 실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개선·개혁의 과정을 우리 모두 함께 했다”면서 “때로는 어렵고 고독한 순간도 있었지만 여러분의 든든한 성원이 있어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현했다.

한 청장은 “자긍심을 갖고, 용기를 갖고 국세행정의 주인으로서 항상 납세자와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겸허하되 조직 전체적으로는 서로 중지를 모으는 그러한 국세청이 되길 응원하고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의 부족함과 가슴의 폭이 좁고 수양이 부족해 서운하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리고 깊은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 청장은 “선배의 입장으로 한 가지 말씀드리겠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용기를 가져주길 바란다. 진실되면(진정성 있고, 깊이 있게 성실하면) 반드시 하나로(온 세장이 마치 한 몸인 것처럼) 통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훌륭하신 김현준 신임청장님의 리더십하에 여러분 모두 일치단결해 우리 국세청호(號)가 희망과 발전의 큰 바다를 순항하도록 항상 기도하겠다”는 말로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한 청장은 1961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고려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3회에 합격해 공직에 첫발을 디뎠다. 1991년 4월 국세청에 임용돼 국제조사과장, 조사기획과장은 물론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청 조사4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등 조사 라인의 핵심 요직을 섭렵한 전문가다. 지난 2017년 6월29일 제22대 국세청장으로 취임해 730일 동안 재임했다.

한 청장은 문재인정부 첫 국세청장을 맡아 대내외적으로 흔들렸던 내부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한승희 국세청장이 28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가진 퇴임식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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