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해외 마약류 판매사이트에서 엑스터시 등 마약을 밀수한 20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20대는 해외 판매자에게 마약을 들키지 않기 위해 “추가 포장을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11일 형사합의12부(재판장 박상구)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A(25)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법원은 그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보호관찰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6월과 7월 해외 마약 사이트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엑스터시, 알프라졸람, 암페타민, 케타민 등을 항공우편으로 위장해 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6월 마약을 주문하면서 판매자에게 “미끼 상품을 달고 추가 포장으로 위장을 철저히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판매자는 네덜란드에서 엑스터시 20정과 암페타민 12.29g을 구해 지퍼백, 비닐봉지, 알루미늄 봉지로 3중 포장을 한 뒤 종이로 감싸 일반 항공우편물로 위장하고 국내로 발송했다. 지난해 7월에도 A씨는 CD 케이스 안에 넣어 항공우편물로 위장한 알프라졸람 59정을 밀수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해외 마약류 판매사이트를 통해 직접 마약을 주문하면서 범행을 숨기려고 추가 포장 등으로 위장을 철저히 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수입한 마약이 모두 압수돼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고 우울증 증세로 치료를 받아와 범행에 이르게 된 측면과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