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결국 공식 선거 운동 마지막 날까지 유력 후보 배우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차기 정권의 영부인으로 유력한 인물들이 동시에 은둔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다. 막판까지 초박빙 구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거대 양당 모두 배우자가 지원군이 아닌 역효과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왼쪽) 씨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잉 의전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 2021년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 후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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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는 지난달 9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후 종적을 감췄다.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과잉 의전 논란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불거진 이래 공개 지원을 전면 중단한 것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홀로 지방 일정을 소화하는 등 외부 활동을 활발히 했으나, 구설에 오른 이후 사전 투표 현장에도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일절 근황을 전하지 않고 있다. 다만 물밑에서 여성·시민 단체 인사들과 접촉하며 잠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씨의 등판 시기를 저울질했으나 끝내 무산 수순을 밟았다. 김혜경씨는 오는 9일 본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를 공개 진행할지는 미지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는 대선 가도 내내 ‘배우자 리스크’의 중심에 있었다.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12월 허위 경력 논란 관련 공식 사과 기자회견에서 단 한 차례뿐이다. 당초 공식 선거 운동 시작일이었던 지난달 15일을 기점으로 배우자 공개 행보를 위한 선대본부 전담팀 설치까지 가시화됐으나, 이후에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무속인 관여 논란 등 각종 잡음이 계속되자 최종적으로 없던 일이 됐다.
지난달 14일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를 만나고, 17일에는 서울 강남의 봉은사를 다녀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4일 자택 인근인 서초1동 주민센터를 찾아 홀로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지만,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