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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 동안 테슬라의 주가는 22% 급락했다. 회사 가치의 4분의 1이 증발한 셈이다. 회사채 발행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해 8월 테슬라가 회사를 발행할 때 금리는 5.3%였는데, 지난달엔 7.6%까지 치솟았다. 회사가 이자를 더 줘야 겨우 돈을 빌릴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테슬라 전기차의 폭발 사고가 테슬라의 재무상황의 뇌관이 됐다. 테슬라의 ‘모델X’ 차량은 지난 달 23일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뒤따르던 차량 2대와 충돌한 뒤 폭발했다. 테슬라 자체 조사 결과 사고 차량은 당시 자율주행 모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야를 방해하는 별다른 장애물이 없었음에도 중앙분리대에 부딪힐 때까지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테슬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주가 하락과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달 28일 테슬라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테슬라의 모델3 생산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고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베스팅닷컴의 클레멘트 티보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안정된 회사와는 거리가 멀다. 오랜 기간 (투자자 등으로부터) 빌린 돈과 시간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테슬라의 경영진들마저 잇따라 회사를 떠나고 있다. 테슬라의 재무 담당 최고회계책임자(CAO) 역시 최근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가라 앉는 배에서 먼저 뛰어내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애시피터캐피털의 가베 호프만은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 주식을 발행해야 하는데 구매할 투자자가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켈리블루북의 칼 브라우어 선임 전략가도 “투자자들은 그동안 실체가 없음에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메시지에 환호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쌓이기 시작했고, 약속을 정말로 지킬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생겨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