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으로만 1조원 판 CJ온스타일..단독상품의 위력

작년 패션 취급고 1조원 돌파..업계 최초 기록
디자이너 단독 브랜드 늘려 매출 40% 기여하고
모바일에서 절반 넘게 팔려 TV 부진 우려 상쇄
보복 소비심리 커져 산업 자체가 회복세 든 영향도
  • 등록 2022-02-09 오전 11:29:31

    수정 2022-02-09 오전 11:29:31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CJ온스타일이 지난해 패션으로만 일으킨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상품 강화와 채널 다변화 노력에 보복 소비 심리가 겹친 덕에 업계 최초 기록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CJ온스타일은 작년 패션 부문 취급액(판매액에서 반품이 이뤄지지 않은 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취급액이 13% 성장한 결과다.

단독 브랜드를 대폭 늘리는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해 취급액 약 40%를 단독 브랜드로만 올린 것이다. 이로써 홈쇼핑 주 고객인 40대 이상 여성의 환심을 산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고객층은 TV홈쇼핑이 추구하는 가성비와 실용성 높은 의류에 선호와 구매력까지 강한 편이다.

개중에 패션업계 거장 협업이 호응을 얻었다. 유럽의 칼 라거펠트(칼 라거펠트 파리스), 북미의 베라왕(VW베라왕), 아시아의 지춘희(지스튜디오) 등 최정상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치해 호평을 받았다. 이런 전략은 큰 성과를 거뒀다. 가성비 전략을 투트랙으로 가져간 것도 실적 밑바탕이 됐다. CJ온스타일 간판 의류 PB `더엣지`는 지난해 주문량 200만 건 돌파하고 취급액 약 1000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이 실적에 기여해 고무적이다. 지난해 실적에서 앱 매출 비중은 예년(2020년 54%)처럼 50%를 돌파했다. 기존 메인 채널인 TV홈쇼핑의 부진은 업계 전체가 공유하는 고민인데, CJ온스타일은 다른 채널 선전으로 이런 고민을 다소 덜었다. 2020년 온라인 카드 결제액을 연령대별로 전년과 비교하면 40대가 49% 증가해 30대 이하(24%)보다 컸다. 이들 수요가 흡수된 것으로도 보인다.

작년 패션 산업이 바닥을 찍은 것도 영향을 줬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작년 43조3500억원으로 전년보다 7.5% 성장했다. 2년째 하향세를 보이다가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보복 소비 심리가 커지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태세 전환이 이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기존 전략을 고도화하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모바일을 강화하고자 전용 패션 PB 선샤이너(SUNSHINER)에 주력한다. 이 브랜드는 기획 단계부터 모바일 채널만을 타깃으로 한 첫 사례다. 현재 400만개 수준인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연내 500만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흡수하면 고객층도 확장하는 터에 기대가 걸린다.

단독 브랜드로 미국 최초 기성복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 남성 토탈 패션 브랜드 ‘다니엘크레뮤’, 이탈리아 명품 패딩 ‘콜마르(Colmar)’ 등을 끌어와 선보일 예정이다. 상반기 내 ‘콜마르 골프 컬렉션’과 기존 라이선스 브랜드인 ‘장 미쉘 바스키아 골프’의 하이엔드급 골프웨어 브랜드도 론칭한다.

패션 취급액 1조원은 동종 및 여타 업계에 견줘 괄목할 성적이다. 홈쇼핑 업계 기준으로는 CJ온스타일이 처음이다. 무신사(약 2조3000억원)와 지그재그(약 1조원) 등 패션 전용 플랫폼과 삼성물산 패션(1조7590억원)과 LF(1조7500억원), F&F(1조4600억원) 등 패션 전문 기업 정도가 거둔 실적이다.

이선영 CJ온스타일 브랜드사업부 경영리더는 “매력적인 브랜드와 차별화된 상품 시너지가 맞물려 거둔 성과”라며 “라이선스 브랜드 독자 사업화와 모바일 상품군 강화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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