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연구원장 "앞으로 팬데믹 이전 저금리 수준 어렵다"

이재원 신임 한은 경제연구원장 자본연 컨퍼런스 참석
"초저금리 시대 이후 금리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다"
"40년간 하락한 중립금리, 장기적으로 높아질 것"
박기영 前금통위원 "부채 접근성, 소득 따라 다르다"
  • 등록 2023-09-22 오후 2:45:05

    수정 2023-09-22 오후 2:45:05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지난주 새롭게 취임한 한국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Chief Economist)가 앞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저금리 시대로 복귀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재원(왼쪽 첫번째)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은 22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한 ‘금리 기조의 구조적 전환 가능성과 민간 부채’ 컨퍼런스 패널토론에 참석했다.(사진=하상렬 기자)
이재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은 22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한 ‘금리 기조의 구조적 전환 가능성과 민간 부채’ 컨퍼런스 패널토론에 참석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팬데믹 이전까지의 초저금리 시대 이후 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이론적으로 경제 부양·긴축, 과열과 침체 어느 쪽도 아닌 금리 수준인 ‘r-스타(star)’, 즉 실질금리의 중립 수준(중립금리)이 장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원론적인 얘기가 되겠으나, 거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재정 정책을 효과적으로 해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거시 건전성 정책을 통해서 적절하게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이뤄진다면 중립금리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립금리가 1980년대 초반부터 지난 40년 간 추세적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인구구조 변화와 소득 불평등 확대에 기인해 경제 전체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중립금리 하방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이 원장은 1980년대 이후 세계 주요국들의 지속된 금융 규제 완화와 소득 불평등 확대가 부채 누적과 이로 인한 총수요 위축으로 장기금리의 추세적인 하락을 조정했다고도 부연했다.

특히 이 원장은 최근 15년 이상 저금리 상태가 지속됐던 통화정책이 중립금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장기간 확장적 통화 정책이 경제주체의 위험 추구 유인 자체를 변화시켜 부채 규모가 확대됐고 그로 인해 자산 시장에 거품이 발생해 종국에 붕괴할 수 있다”며 “결국 이는 경기 침체를 초래하고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으로 귀결돼 중립금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어 그는 “중립금리는 결국 민간 주체의 장기 실질 금리에 대한 기대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앙은행이 오랫동안 저금리를 유지했고 민간 경제 주체는 이를 중앙은행의 장기 실질 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잘못 판단했다”며 “부채로 인한 유동성은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박기영 전 한은 금융통화위원도 패널토론에 참석했다. 박 전 위원은 “가계부채 논의에서 생각할 측면은 부채에 대한 접근성이 소득이나 부의 수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라며 “실제 부채를 획득한 이후 그 용도도 다른데, 이는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재”라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은 “부채가 잘 사는 사람들에 집중되는 부채 불평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잘 사는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면서까지 부채를 지면서 실물자산을 획득하는데 그 부채를 쓰고 있고, 가난한 사람들은 부채를 얻기 어려울 뿐 더러 그 부채를 생계 유지를 위한 소비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고령화, 인구 감소 등 인구구조 변화가 디플레이션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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